오션사이드 도서관/샌디에고 중앙 도서관
요즘 우리 가족은 나들이를 갈 때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는 문화가 생겼다.
솔직히 말해, 미국 캘리포니나에는 테마파크가 셀 수 없이 많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깃든 디즈니랜드를 비롯해 레고랜드, 씨월드, 샌디에이고 동물원까지, 지구상에서 이곳만큼 아이들이 갈 곳이 많은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나 휴일이면 아이들과 이런 곳을 꼭 방문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실제로 주변의 많은 지인들도 테마파크를 자주 찾는다.하지만 우리 가족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번 다녀오면 400~500달러는 훌쩍 나가니, 물가가 높은 캘리포니아에서 우리 가족에게는 쉬운 지출이 아니다. 게다가 나는 여러 차례 다리 수술을 받아 오래 걷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 땅이 얼마나 넓은가. 하루 종일 걸어야 하는 테마파크 방문은 나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테마파크 대신 근처 공원이나 바다처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나들이를 가게 되었다. 캘리포니아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가득한데, 이것만으로도 온전히 누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고맙게도 엘리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이런 우리 부부의 결정을 잘 이해해 주고, 떼를 쓰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면 비록 어리지만 절제와 인내, 그리고 배려하는 마음이 깊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가끔 가까운 어린이 놀이동산이나 키즈카페에는 가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테마파크 방문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우리 가족이 가장 자주 가는 곳은 다양한 지역의 도서관이다. 낯선 동네, 낯선 도서관,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도서관을 방문한 후에는 그 동네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고, 한적한 거리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되는 기분이 든다.우리 가족의 ‘도서관 일기’ 공책에는 올해 가고 싶은 미국 도서관 버킷리스트가 적혀 있다.
그중에서도 샌디에이고로 가는 길에 있는 **오션사이드 공공도서관(Oceanside Public Library)**과 샌디에고 중앙도서관(San Diego Central Library)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미국에서는 2월 10일이 아브라함 링컨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인데, 엘리가 다니는 학교는 이날을 휴일로 지정했다. 게다가 그다음 주 월요일도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이라 연달아 쉬게 되었다.
워킹맘들에게는 꽤 빡빡한 일정이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우리 집 베스트 드라이버, ‘이 기사님’도 회사에서 하루 휴가를 내고,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를 떠나자고 제안했다.드디어, 새로운 도서관을 탐방할 시간이 왔다!
샌디에고 방향으로 달리다가 중간 지점에 오션 사이드라는 도시가 니온다. 그곳에는 입구부터 시원하게 뿜어내는 분수로 더욱 멋지고 특별하게 만든 도서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