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데이트는 소중하니깐
토요일 아침이면 아이와 함께 눈을 뜨자마자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맥도날드로 향한다.
맥모닝 버거와 핫케이크를 시키고, 나는 커피 한 잔을 더해 함께 나눠 먹는다. 그리고 다시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스토리 타임에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이것이 지난 2년 동안 아이와 함께 지켜온 토요일 오전의 루틴이다.
토요일은 오로지 아이와 도서관 탐험을 하는 날이기에 웬만하면 다른 약속을 잡지 않으려 했다.
가까운 도서관부터 옆 동네 도서관까지, 우리는 탐험을 빙자해 맛있는 브런치를 먹고, 공원에도 들르고, 때로는 박물관까지 둘러보곤 했다.
2년이 흐르는 사이, 5살이었던 아이는 어느새 7살이 되었다. 스토리 타임에 가면 이제 아이는 가장 키가 큰 어린이가 되어 있었다.
예전처럼 동요와 율동을 신나게 따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서의 지시에 맞춰 차분히 움직인다. 대신 동생들 틈에서 사서의 질문에 가장 먼저 대답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이도 그 부분에서 은근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
한 달 전부터 아이는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문제는 선생님의 레슨 시간이 오전에만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결국 토요일 오전 9시로 수업을 잡았고, 왕복 한 시간의 거리까지 고려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레슨이 끝나고 근처 도서관에 들르긴 했지만, 무리한 일정에 지쳐갔다. 결국 선생님께 사정을 설명하고, 잠시 바이올린 레슨을 쉬기로 결정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온전히 나와 함께 토요일을 보내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 테니, 이 시간을 더 소중히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잤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한바탕 웃고, 천천히 준비를 마친 뒤 문을 나섰다.
“엘리야 맥모닝 먹으려 Let‘s Go!!
맥도날드로 향하는 발길이 이렇게 설레이고 행복할 줄이야..엘리의 표정도 어느때보다 즐거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