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건의 아래층 내부를 둘러보고 난 경악했다.
주방 천장은 일부분은 누렇게 탈색되어있었고
베란다 천장에서 빨간 피 같은 게 묻어있었다.
" 혹시 저 빨간 피 같은 게 뭐죠?"
" 여기 비만 오면 베란다 천장 사이로 물이 들어와요"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녹물이 흘러온 거 같아요"
보기 흉측했다
주방과 베란다 누수가 확실해 보였다.
빌라 낙찰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누수"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간단한 누수의 경우 40만 원 안쪽으로 수리할 수 있지만
몇백만 원을 주고 누수를 고치더라도 누수가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누수가 있는 빌라는 가격이 싸더라도 되도록 낙찰을 받지 않는다.
※ 빌라 누수 확인법
1. 천장 벽지를 살펴라 : 일부분이 색깔이 누렇게 탈색되었다면 그 곳에 누수가 있음
2. 베란다 외벽을 살펴라 : 베란다 누런 자국 또는 녹물 자국이 보인다면 베란다 누수
(건물 밖에서도 확인 가능)
경매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실전에서 확인한 사례 입니다. 지푸라기로 잡는 심정으로 네이버로 검색한 누수 업체에 전화를 했다.
다행히도 토요일 밤에도 전화를 받았다.
누수가 의심되는 주방과 베란다에 대해 설명하자
업체 사장님이 사진을 보내라고 했다.
10분 뒤 전화가 왔다.
"사진으로 보니 이거 누수가 된 지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
"사장님 이런 경우 누수를 고칠 수 있나요?"
" 지금은 안돼요 위에서 물을 틀어 천장에 물이 떨어지게 해야 작업은 가능해요"
지금은 윗층(=빈집)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아 누수 부위가 메말라서
누수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누수는 윗집에서 물을 틀어 누수 부위가 물이 떨어질 때
방문해서 누수 탐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누수 전용 탐지기를 사용하는데 비용만 50만 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누수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
이를 통해 찾지 못하더라도 탐지 비용은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가격 메리트는 있었지만 누수의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예전 내가 살고있는 집 베란다에 누수가 있었다.
다행이도 누수 위치를 쉽게 찾았다.
누수의 경우 윗집 전용 구간이라 윗집에서 수리를 해줘야 했다.
하지만 윗집에 수리를 요청했는데
나이든 할머니는 요지부동이였다.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결국 내돈 40만원 내고 수리를 했다.
지나고 나면 별일이 아니지만 당시에는 꽤 스트레스였다.
작은 누수도 윗집과 갈등이 오갔는데
이렇게 큰 범위의 누수를 난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경매 강사님도 누수는 정말 골치아프다며 그 집은 안 받는게 좋겠다고 했다.
좋은 물건을 발견한 설렘에 누수라는 찬물이 끼얹어지자
그제서야 빌랴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계단 난관은 녹슬어 있었고
켜켜이 먼지가 쌓여있었다.
바닥과 벽은 금이 가있었고 거미줄이 처있었다.
게다가 분리 수거장은 악취로 가득했고
쓰레기는 지저분하게 쌓여있었다.
그제서야 그 빌라가 보수와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걸 깨달았다.
낙찰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면 물건을 객관적으로 볼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꿈꾸던 첫 낙찰의 빌라가 경악의 빌라로 바뀌었지만
빌라 투자의 2가지 원칙을 몸소 체득하였다.
1. 빌라 투자 시 누수는 꼭 확인할 것 -
누수는 해결이 쉽지 않아 누수가 있는 빌라는 가급적 피할 것
2. 빌라의 관리 상태를 꼭 볼 것 -
빌라마다 청소, 시설물 관리의 차이는 천차만별 임장을 통해 꼭 확인할 것
광양에 돌아온 후 빌라 임장을 수없이 다녔다.
오래된 빌라일수록 누수나 내부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신축도 누수가 심한 경우가 있다 그러니 빌라는 꼭 임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준공 5년 이내의 신축을 위주로 임장을 다니는 걸로 범위를 좁혔다.
새벽에 일어나 물건 검색을 하는 중
돈 냄새가 풀풀 나는 빌라가 보였다.
실거래가 1억 3천만 원
최저매각가격 7천6백만 원
1억으로 낙찰받아도 바로 3천만원의 차액을 볼 수 있는 물건
가격이 이렇게나 떨어져있는데 왜 아무도 입찰 하지않았다
이 물건은 왜 이렇게 가격이 떨어져 있지,...
난 해당 물건을 분석하며 다시 놀라운 사실을 알게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