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나쁜 어른이 두 명 있어요

여섯 살 아이에게 나쁜 어른이란

by 플랫필로우

유치원에 아이를 하원시키러 가니 선생님이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셨다.


우리 아이가 귀여운 인형이 집에 있다고 담임선생님에게 자랑을 하길래 선생님이 아이에게

"우와 좋겠다. 선생님도 귀여운 인형 구경하고 싶네. 선생님이 놀러갈게"라고 농담을 건네시자


아이가

"안돼요. 우리집에는 나쁜 어른이 두 명 있어요. 선생님까지 우리집에 오면 나쁜 사람이 세 명이나 되는 거잖아요".


그 말을 들으니 내 말문이 막혔다. 선생님께는 아이가 요즘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하고 싶은 것을 즉각적으로 해주지 않으면 속상한 마음이 너무 커지는 것 같아서 어른들을 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다.


아이에게 물었다.


"우리집에 나쁜 어른이 두 명이나 있는거야? 왜 그런 마음이 들었어?" 하고 묻자,


아이는

"엄마 아빠는 내가 하고싶은 거 있으면 다 안 해주잖아요. 나를 싫어하니까 그런거잖아요. 하고 싶다는 거 있을때 바로바로 해주는 사람이 착한 사람인거잖아요".


유아 시기에는 사고방식 중에 '직관성'이라는 게 아주 강하다고 한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대로 믿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래 차분히 기다리는 것도 어려워하고, 자신을 위해 안된다고 제한하는 것들이 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대로 바로 해주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 나쁜 사람이라고 인식해버릴 수 있다는 거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내 마음은 왜 이리 화가 나는지.


아이에게 차분히 이야기해주고 설명해줬지만 아직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나도 부모로서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아이에게 너무 빈번하게 안된다고 제한하는 요소들이 많은 건 아닌지 아이와의 하루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아이 하나를 키워내는 데에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가장 잘한 일이 아이를 낳은 일이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가장 어려워 하는 일도 아이를 기르는 일 같다.


KakaoTalk_20250107_115432058.jpg




keyword
이전 17화엄마 안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