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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Dec 09. 2022

고구마 농사

  올해 고구마 농사는 풍작이다. 54일의 긴 장마도 있었지만 배수가 잘 되어서 고구마가 잘 들었다. 가을에 예초기로 긴 줄기를 한번 잘라주어 줄기만 퍼지는 것을 막았다.

  강화 속노랑고구마순과 대부도 밤고구마순을 심었더니 모두 알맞은 크기의 고구마가 달렸다. 날씨가 추워지면 굼벵이들의 피해가 생기기에 이번 주말 수확을 완료해야 하겠다. 아들들과 지인들이 와서 도와준다고 하니 힘이 난다.

    

고구마 


         

추운 겨울을 무사히 넘긴 어미 고구마

몸에선 수많은 새순이 자라나고

어느 날 농부의 손에 잘려

밭에 심어진다.

뿌리는 깊이깊이 수분을 찾아 번져가는 나날들

6월 가뭄 힘겹게 버티니

어느새 무성하게 번져가는 줄기와 잎들

비가 오고 햇빛이 빛나는 날들이 지나자

땅속에서는 씨알들이 자라

든든한 믿음의 열매로 자라났네.

이젠 계수할 시간

농부의 손에 올라오는 고구마들

모두 필요 없이 혼자만 독식한 고구마

잎과 줄기만 무성해 잔뿌리만 무성해진 고구마

여러 형제 사이좋게 튼실하게 큰 고구마

우리 삶의 모습이었구나.

너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느냐?

골고루 나누며 살아가는

행복을 꿈꾸고 있느냐?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들과 황금 들판의 벼 이삭들. 황토 속에 뿌리를 내린 고구마들까지 수확하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거쳐 갔던 태풍 타파와 링링의 영향으로 피해당한 농민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쌀 한 톨, 고구마, 사과 한 개라도 고마운 마음으로 먹어야 하겠습니다.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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