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에서 운전 연수를 하다 2
무릇 섬여행은 날씨가 가장 중요하다. 아침까지 멀쩡하다가도 출발 시간이 다가와서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거나 파고가 높으면 배가 출발하지 않고, 심하면 그날은 아예 운항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여행 자체가 취소되기 일쑤여서 너무 많은 준비를 하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다. 하늘이 허락해야 가능한 여행이랄까.
우리의 배는 예정대로 출발한다고 했지만, 기상청 정보에 의하면 파고 높이가 미묘했다. 높다 할 수 없지만, 낮다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수치. 결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있는 약국에서 멀미약을 사 먹었다. 돌아올 때 먹을 것까지 해서 1만 원. 알약과 물약을 입에 털어 넣고 제발 호수 같은 바다이길 기도했다.
매번 일반실만 탔었는데, 이번에는 2층 프리미엄석을 예약했다. 1만 원만 더 내면, 생수도 주고, 먼저 내릴 수 있는 권리도 준다. 그만큼 입국심사장에 먼저 들어갈 수 있어서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급박한 사람이 아니라면 대단한 장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귀에 이어폰을 꽂고 마음을 정돈시켜 주는 음악을 플레이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차창을 바라보면 더 멀미 난다는 말이 있다. 배 여행의 재미가 차창으로 보이는 바다를 감상하는 것인데, 2018년 니나호의 경험이 그 재미를 없애버렸다.
부산 내해를 벗어나기 전까지 배는 아주 부드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넓은 바다로 나서자마자 위아래로 요동을 치기 시작하더니, 이어폰의 노이즈캔슬링을 뚫고 주변으로부터 어흐흑~ 소리가 슬슬 들려왔다. 덩달아 내 위장도 배의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잊고 있던 공포랄까, 짜증이랄까, 답답함이랄까, 아무튼 좋지 않은 감정이 한꺼번에 몰아치기 시작했다.
본래 히타카츠항까지 1시간 10분이면 도착하는 배가 1시간 30분이 넘어 도착했다. 즉 20분 간의 놀이공원 타임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제 막 여행이 시작됐는데, 그냥 빨리 집에 돌아가고만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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