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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ty Nov 12. 2024

타이베이 스트리트 투어-동먼

카페 그리고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는 융캉지에

 



용캉지에

혼자 여행하며 느낀 대만 타이베이는 생각보다 모든 게 도보권이다.

내가 머물렀던 ‘충효신생역’은 중산 즈음에 위치한 곳으로 블루라인과 옐로라인이 지나는 곳이다. 블루라인은 대만의 명동인 시먼딩에 1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으며, 옐로 라인은 총촤빙과 딘타이펑 본점으로 유명한 동먼역에 한 두 정거장이면 갈 수 있다.

용캉제 <구글>

 나는 이곳에 두 번째 머물며 동먼역 정도는 1km 이내라 노래 들으며 걷기 좋은 날씨에 내가 애정하는 대만의 그 섬나라 공기를 만끽하며 걸어갔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스트릿 푸드 ‘총촤빙’ 즉 쪽파가 들어간 전통 대만 스타일 간식과 딘타이펑의 본점으로 유명한 동먼은 언제나 북적인다. 걸어서 15분 이내 끝까지 닿을 수 있는 짧은 골목길이지만 그 골목길 양쪽으로 아이스크림, 버블티샵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공예품 샵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메인 스트리트를 지나 옆골목 또는 한 블록 떨어져 있는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야 동먼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융캉공원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보이는 고즈넉한 카페들

 혼자 즐겼던 동먼의 기억들이다.

 때마침 약간은 흐린 날씨, 카디건 하나로 충분했던 정도의 온도, 바람이 좋아 충효신생역의 호텔에서 동먼역까지 걷기로 결정했다. 보이스톡으로 친구와 프리덤을 잘 만끽하고 있는지 잠시 수다와 함께 내가 한창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걸으니 10분 채 걸리지 않아 동먼역에 닿을 수 있었다. 대로변의 1인 샤부샤부 핫팟 하우스 ‘ 스얼궈 ’에서 혼밥을 하고, 구글맵을 활용하여 동먼의 뒷골목에 위치한 작은 카페와 소품샵들을 갔던 기억이 가장 남는다.      


타이베이 대표 1인 샤브 스얼궈

 메인 스트리트에서 뻗어나가는 작은 골목길들에만 즐길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도상 미미 크래커의 바로 맞은편 쪽의 뒷골목에서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있었다. 뭔가 예스러운 건물이나 콘크리트 회벽을 소박하게 꾸민 카페 골목을 걷고 있노라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타이베이의 카페 골목을 검색하면 주로 ‘중산역’의 미츠코시 백화점 뒷골목을 얘기하지만, 되려 그곳의 복잡함보다 혼자 여행 중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주저 없이 ‘동먼역’을 추천한다.      

 타이베이는 안전한 도시이다. 높은 시민의식으로 공중도덕도 잘 지켜진다. 예를 들어 지하철 안에서는 생수병으로 물 마시는 것조차 금지이다. 대부분의 공중 화장실과 건물 내 화장실에는 항상 청소해주시는 분들이 상주하고 있고, 국민성 자체가 공중기물사용에 조심히 배려하며 쓰는 경향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게 타이베이란 중화권의 문화가 강한 느낌이 커서, 이미 출발 전 한 번쯤 들어 본 중국의 위생문제를 상상했을 터이나, 대만의 깔끔함은 정말 일본 못지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찾은 동먼의 어느 카페


 동먼의 카페 골목을 즐기고 나면, 다시 메인 스트리트로 돌아가 소품샵을 구경한다. 빈티지 상품부터 불교 관련 동자승, 연꽃 등의 미니어처 피겨들도 많이 보이고, 유럽 스타일의 살림살이도 볼 수 있다. 우아한 앞치마도 잡아보고, 유리 공예품도 눈에 들어온다. 조금 더 가니,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가득 박힌 손가방부터 열쇠고리까지 신나는 매장 노래에 내 마음도 덩실덩실하니 지름신이 오지 않도록 일부러 매장 입구에서 나누어 주는 장바구니를 들지 않는다. 그래도 매일 하루에 두세 번씩 ‘이모, 어디야? , 이모, 뭐 해? , 내 선물 잊지 마.’라고 수시로 나의 ‘생사’를 확인해 주는 당시 4살, 5살 조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담아본다.

 조금만 구경하고 가야지 하며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하나씩 들어가 구경하다 보면 금세 한 시간이 휘리릭 지나간다.      



 ‘여행’은 언제나 완벽히 계획되어야 한다 생각했던 나지만, 되려 누군가를 챙기거나 배려할 필요 없이 오롯이 혼자 떠나는 여행은 계획성 있는 성향도 내려놓게 되는 그런 것이 있다.      

게다가 어느 여행부터인가 ‘꼭 사 와야 하는 것들’ 내지 ‘ 꼭 먹어봐야 할 것들’ 이란 검색어로 검색하지 않는다. 발길이 닿는 곳에 내가 즐길만한 , 뭐 즐기지 못하더라고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식당에 들어가고, 마땅히 맘에 드는 카페가 없다면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가장 달달해 보이는 커피를 하나 잡아 들고 다시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바로 이 자유가 그립거나 자유롭게 게다가 편안하기까지 한 여유로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여행자들에게 타이베이를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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