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이 학교에서 매일 졸아서 걱정이 되어서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두통도 호소하고 너무 졸기도 해서 보건실에서 잠도 재우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너무 자주 그러는 모습을 보이니 나에게 아이의 기상과 취침 시간에 대해 믈어보며 아이가 수면이 부족한 것 같으니 신경을 더욱더 신경 써주셔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취침 시간이 11시에서 12시 사이. 더 일찍 재우고 싶지만 내가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저녁 10시다. 그러면 아들에게 약간의 야참을 챙겨 준다. 그리고 오늘 하루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재일 못하는 곱셈문제를 같이 풀어보기도 한다. 잠들 때도 온 집안의 불을 다 소등하고 나면, 잠시 유튜브 게임방송을 같이 보자고 조르며 장난을 걸어온다. 그렇게 누워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아들 녀석은 눈꺼풀이 무거워지는지 조용히 잠이 든다.
아침에는 왜 이리 빨리 깨워 달라고 하는지. 5시 20분에 일어나 밥을 하고 아침 식사 세팅을 미리 한다. 그리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다시 집으로 온다. 7시에 딸과 아들을 깨우는데, 가끔 아들은 내가 헬스장 갈 때 나가는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그리고는 아침 샤워도 하고 가끔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계란찜도 해서 상위에 놓는다. 그리고는 식탁에서 졸고 있다.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집에 오면 사춘기 누나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다. 대화할 사람 없이 자기 혼자 보내는 것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게임을 해도 현실에서의 공허함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 내가 퇴근하면 수다쟁이가 되어 버린다.
아침에는 일찍 기상해서 이것저것 하는 나를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아이들은 가끔 부모를 모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가. 아빠의 아침 운동. 엄마의 아침부터 화장하는 모습. 고양이 사료와 물 챙기는 등. 이런저런 사소한 일상적인 패턴의 모습을.
아들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내 모습만을 바라보며 성장했다. 그런 이유인지 집에서 엄마의 품에서 정서적 안정. 맛있는 음식 등. 받아야 할 모정이 적어서 그런 것일까? 자신도 때로는 응석을 부리고 싶고, 품에 안겨 울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아빠에게 어리광과 눈물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아빠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어서 늦은 퇴근 후의 시간인데도 안 자고 버티는 건 아닌가 싶다. 아침 일찍 기상도 칭찬과 관심을 받고 싶기 때문일지도. 이런 아들의 모습은 안쓰럽다. 이해도 되지만 학교 생활에 문제가 생기다니.
아들 녀석에게 전화로 일찍 자라고 살짝 큰소리를 내며 혼을 냈던 것이 생각났다.그러고 나서 금세 후회했다. 아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방식으로 라도 나의 사랑을 받아,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싶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오늘은 퇴근 후에 꼭 안아 주어야겠다.
형제 없이 일찍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자 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부모 사랑에 대해 잘 몰랐다. 사랑을 받았었는지, 아니면 기억에서 내가 지워버린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애정 표현을 잘하지 못했던 건 아닌지.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이, 사랑을 주는 법도 안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지금의 어린 아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나의 사랑이라는 것. 그리고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이 가장 간절하고 소중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