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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쟁이 Oct 17. 2023

불안 우울증과 살아가고 있다.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히는 바보 같은 병.

 또다시 돌아온 토요일, 오전 운동을 마치고 정신과를 향해서 운전을 하고 가고 있다. 토요일이면 어느 가족들은 캠핑을 가거나 여행을 출발하는 시간이겠지만, 정신과를 빼먹을 수 없기에 토요일 오전은 항상 헬스장, 정신과 다녀오기부터 시작이다.     


 갑작스러운 불안함에 가슴이 저리듯이 아파오고 호흡도 곤란해했다. 그럴 때면 자주 제자리에 주저앉아서 숨을 헐떡일 정도로 일을 하는데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병원을 찾기 시작한 것이 벌써 2년이 되어간다. 나도 증상에 대한 이유는 충분히 알고 있다. 아마 수많은 우울증 환자도 자신의 문제를 알고는 있다. 그러나 마음과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를 찾는다. 약의 힘이라도 빌려서 살아가고 싶기에, 살아야 하기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찾아오는 이 불안감의 이유들에 대해서, 첫째는 직장의 불안감. 철강 제조업 종사자로서 지금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망하는 회사가 줄을 서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의 판매처들이 점점 수가 줄어들어 나의 직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아내의 빈자리를 우리 셋이서 채워가며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보면 역시나 엄마의 손이 필요한 모습들을 보면 자책감이 너무 밀려온다. 이 자책감은 아이들이 혹여 다른 친구들과의 사회생활에 영향을 줄까 하는 불안함. 


 셋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수많은 걱정을 만들어 내는지, 나란 놈은 알면서도 불필요한 생각을 너무나 한다. 스스로 괴롭히는 꼴이다. 위의 세 가지를 보면 다들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나 자신을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것.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또 자책하게 되고, 자기 자신을 제어하지 못해 약에 기대어 살기 시작한 것이 2년, 아내의 2번째 기일이 다가오니 더욱더 그렇다. 이 말을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하니,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의 공통된 증상이라고 하셨다. 머릿속에 있는 시계가 그때의 슬픔을 기억한다고 쉽게 풀어서 말씀해 주시는데, 그러면서 웃으며 하시는 말씀이 빨리 애인 만들어서 벗어나라고 하셨다.      

 아내가 있었다면, 분명 안아주면서 이런 말을 해주었을 것이다. 항상 나를 슈퍼맨으로 만들어주는 아내.

“다 잘될 거예요.”

 나는 오늘도, 내일도 약을 먹으면서 아내의 말도 함께 머릿속에 떠올린다. 

“다 잘될 거다. 잘 살아가고 있다.”

라고...     



 나 자신이 만들어 내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말자. 지금 순간을 잘 보내면 분명 좋은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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