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팔로우 유어 블리스

황홀함의 궤도

'Follow Your Bliss(팔로우 유어 블리스)’


20세기 비교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 그는 전 세계의 신화를 대조하며 인간 내면의 공통 서사를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이라는 이름으로 추출했습니다.


강연의 끝에 그는 항상 한 문장을 건넸다고 합니다.


“Follow your bliss, and doors will open where there were no doors before.”

“‘Bliss’를 따르면, 문이 없던 곳에 길이 열립니다.”


돈과 명예를 겨냥하지 말고,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환희(bliss)를 좇으라는 선언이었지요.


<신화가 증명한 성공 공식>

캠벨이 연구한 영웅들은 모두 욕망이 아니라 소명(vocation)을 따라 길을 떠났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전리품이 아니라 귀향의 기쁨을 좇았고, 길가메시는 불멸보다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취되었습니다.


부름(Call), 시련(Ordeal), 귀환(Return). 영웅의 여정은 이런 단계를 통과합니다. 블리스를 따르는 우리는 부자 되기 전, ‘시련’이라는 무상(無償)의 노동 구간을 통과해야 합니다. 밤샘 연구, 무급 인턴십, 실패한 MVP… 이 고비를 넘긴 자가 귀환 시 재화를 얻게 되는 구조는 수천 년간 반복된 패턴입니다.(※원래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은 17단계, 이후 크리스토퍼 보글러가 이를 12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의미의 축적>

블리스는 쾌락(pleasure)과는 다릅니다. 뇌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설명해 주어야 열정을 유지합니다. 나만의 미션 스테이트먼트를 눈에 띄는 곳에 붙여두면, 잠시 지친 마음도 삶 전체의 이야기 속에서 의미를 회복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1. “시간을 잊고 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를 적어 봅니다. 심장이 뛰는 것이 블리스의 씨앗이 되겠지요.

2. “바로 어제 몰입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기억을 되짚어 몰입 환경의 조건(장소, 음악, 시간 등)을 추출해 보고 있습니다.

3.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15분짜리 행동은?”

거창한 계획이 오히려 머뭇거리게 하기도 하니까요.


<‘현재형의 부(富)’>

블리스는 내면의 그릇이 가득 차는 경험입니다. 몰입(flow)의 상태에서는 시계의 초침이 사라지고, 가슴은 벅차오릅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아도 충만한 시간. ‘가진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의 차원에서 이미 부유해집니다.

‘부(富)’라는 한자도 술동이(畐)가 가득 차 지붕(宀) 아래 놓인 모습을 뜻한다고 합니다. 돈을 목적으로 삼을 때는 늘 삶이 흔들렸지만, 블리스에 집중하면 부는 조용히, 정확히 한 걸음 뒤에서 따라오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블리스를 따르는 순간, 저는 이미 부유한 미래의 나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keyword
이전 06화스켈러튼 인 더 클로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