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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ing solo
Mar 08. 2024
완이한테 저런 얼굴도 있었어?
오빠가 그래주기를 바랬던 만큼 환하게
이를 내보이면서 입을 쩍 벌리고
유리창이 가로막지 않았더라면 소리도 들렸을 텐데
그렇게 웃는 모습을 봤다.
강북 변두리 우리 집에서 10분쯤 걸어가면 산 밑에 우리 학교가 있다.
하교 길에 동사무소를 돌아 골목길 입구에 있는 빵집에 오빠가 있었다.
맞은편에 우리 학교 미영이 언니랑
뭐가 저리 좋을까.
해맑게 웃는 얼굴에 깜짝 놀랐다.
연애는 완이를 웃게 하는 큰 힘이 있구나.
맨날 연애해라.
그래서 웃다가 웃다가 그 웃음 차고 넘치면
집에서도 그렇게 좀 웃어.
그러면 우리 집이 환해질 텐데.
우리 엄마는 한 없이 행복해질 거고
어쩌면 아버지의 냉기도 녹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오빠,
멋있는 우리 완아
웃는 얼굴이 진짜 이쁘네,
그러니 맨날 좀 웃으라고.
근데 아버지한테는 걸리지 마라.
만약 그랬다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연애질이냐면서
무궁화나무로 100대쯤 맞을지도 몰라.
알량한 그 웃음마저 빼앗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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