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머리는 참 좋은데, 공부를 왜이렇게 안하니 !"
저도 자주 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
"학원마다 머리는 좋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공부를 너무 안해요"
상담을 하다보면 정말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머리가 좋은걸까?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며 위안을 얻고 싶은게 아닐까?
언제든지 하면 잘할 아이라는 위안..."
부모님들이 말하는 '머리 좋은 아이'는 보통 이런 특징을 가집니다.
1. 어릴 때 똑똑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2. 설명을 한두번 들으면 금방 이해한다
3. 말을 잘하고 논리적이다
4. 눈치가 빠르다
5. 근데... 성적은 안 나온다.
이런 아이들은 '언어 능력'이나 '추론 능력'이 좋아서 부모 입장에서는 큰 기대를 하게 되죠.
하지만 실제로 성적을 받아보면 기대와 너무 달라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교습소에도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너~무 안하는' 학생이 있는데요,
시험 점수를 보시고 부모님께서 오죽 답답하셨으면 전화하셔서 이러시더라구요.
"대체 우리 애 뭘 시켜야 할까요 선생님... 문제집을 더 풀리면 될까요?"
저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머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요....
더 이상 뭘 시킬건 없구요. 뭘 시켜서 될 문제는 아니구요,
이 아이가 공부를 스스로 해야해요...."
계속 말씀드리고 있지만,
성적은 '머리 점수'가 아니라 '태도 점수'입니다.
이 아이들이 공부를 안하는 이유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공부하는 자세, 습관, 집중력, 끈기, 의욕, 자기관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한다는 말은
'이 아이는 노력하지 않아요. 의지도 부족하고 포기도 잘해요.' 와 같은 말인 것이더라구요.
아무리 운동신경이 타고난 사람이라도 매일 훈련 받지 않으면 훌륭한 운동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타고난 운동신경을 가진 선수들이 모두 '죽을만큼 노력했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 봐도,
좋은 결과는 타고난 재능에서 오는 것이 정말 아니지요.
좋은 운동신경에 따라올 수 없는 노력이 더해질 때에 운동선수로서 실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고
노력 없이는 말 그대로 '운동신경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하는 아이들은 '운동신경만 좋은 사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는 '운동신경만 좋은 사람'은 기본기가 없고 체력도 없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좋아도 '꾸준한 훈련'없이는 실력이 생길 수 없습니다.
제가 만났던 한 학생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정말 보기 드물정도로 머리가 좋은 아이였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10번을 설명해줘도 이해를 못하는 것을 간단한 이치만 설명해도 바로 알아듣고 심화 유형 문제까지 혼자 풀어내는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꽂힌 것에 있어서는 무서울 정도로 몰입하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만 열심히 하고, 잘 풀리는 문제만 풀고, 틀린 문제는 죽어도 고치려 하지 않는 아이이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죽도록 싫어하는 이 학생은 숙제는 단 한번도 제대로 해온적이 없었고, 숙제를 잃어버리지 않고 다시 가져온 날이 드물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시험이 다가와도 "전 실전에 강해서 괜찮아요~"라던 아이였습니다. 문제를 풀어보라고 해도 "다 이해했으니까 시험에 나오면 풀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점수는 거짓말 하지 않더라구요.
그 아이는 결국 70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평소에 아무리 머리가 좋고 이해를 잘할지라도 성적은 '태도 점수'입니다. 그래서 전 성적이 어쩌면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오랫도안 지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한 사람의 태도, 자신을 다루는 능력, 이 모든 것을 '점수'가 가장 빠르고 쉽게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후로 저는 누군가의 100점을 들으면 숫자 이면에 숨겨진 그 학생이 얼마나 스스로를 열심히 단련시켜가며 노력했을지가 보입니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
'내 아이는 원래 잘할 수 있는 아이야. 안할 뿐이야' 라고 생각하며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성적은 '성실한 태도'가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태도는 단지 학생때의 '점수' 이상으로 인생 전반을 결정짓겠지요.
부모가 아이의 부족한 '태도'를 직면하지 않고 '점수'에만 반응하며 연연하면 아이 역시 잘못된 태도를 고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런 부모에게 '난 공부가 싫어서 그런거야'라는 핑계를 대며 잘못된 태도를 인식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머리는 좋은데 안하는 아이'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도 스스로 '난 머리 좋으니까 괜찮아. 언젠가 마음먹으면 할거야'라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좋은 태도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공부 태도와 습관이 부족하구나. 이 부분부터 만들어나가야겠다'
우리 이렇게 생각합시다.
그리고 상담 때에도 이 부분을 함께 만들어가주시면 좋겠다고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보세요.
당장의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점수는 결과일 뿐, 원인을 바꾸지 않으면 점수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