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의 태도를 관찰하다 보면, 그 아이가 어떤 가정에서 자라왔는지 어렴풋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말 한마디로 설명하지 않아도, 생활의 단정함과 일상 속 습관들이 그 아이를 말해줍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기본적인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태도입니다.
숙제를 빠뜨리지 않고, 지각 없이 제시간에 오고, 일정한 리듬으로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기본적인 약속과 규칙을 잘 지킵니다.
숙제, 출결, 모든 기본적인 것들을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당연하게 지킵니다.
조금이라도 학원에 늦을 것 같으면 먼저 연락하는 것, 숙제를 못할 것 같으면 미리 연락해서 조율하는 것, 정말 기본적인 것이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있는 특성이더라구요.
보통 학원들은 학생의 성적대별로 반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적에 따라 집중력, 이해도, 생각하는 힘 등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차이는 바로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모습'에 있었습니다.
성적이 높은 반 아이들은 수업 시작 10분 전이면 모두 도착해있습니다. 숙제를 안해오는 아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숙제 했냐고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참 안타깝게도 성적이 낮은 반 아이들은 수업 시작시간이 되었는데도 한명도 안오는 일이 많습니다. 5분, 10분 지각하는 것은 기본이고 20분이상 늦어도 따로 연락이 없습니다. 그리고 숙제를 다 해오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수학 설명을 얼마나 쉽게 하느냐, 얼마나 체계적으로 공부를 시키느냐, 얼마나 집중을 잘하느냐, 이 모든 것 이전에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데에서부터 모든 것이 출발한다는 것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꼈습니다.
그 아이들의 태도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아이들의 태도를 보다 보면, 말하지 않아도 부모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1년 넘게 한 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그 아이는 늘 묵묵히 할 일을 해내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 아이의 부모님 역시 단 한 번도 학원비를 늦게 낸 적이 없었다는 거예요. 결석할 일이 있으면 며칠 전부터 미리 알려주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졌습니다. 혹시라도 학원비 내는 날짜를 놓치시는 날에는 너무 죄송해하시면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이의 태도가 어디서 왔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학원의 규칙 중에 '지각할 시에는 사전에 부모님 통해 연락주어야 인정'이라는 규칙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지각하지 않고 시간 약속을 지키는 습관을 만들기 위한 규칙입니다.
지각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학생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엄마가 10분 정도는 늦어도 괜찮다고 얼른 가라던데요~"
물론 저는 부모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의도를 잘 압니다. 늦었지만 최대한 빨리 가라는 뜻이셨을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놀랍게도 스스로 편한 방향으로 부모님의 의도를 해석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는 조금 더 엄격하게 규칙을 가르쳐야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상황이 부모님 탓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의 기질도 영향이 있고, 예외도 있을겁니다.
다만,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인생의 습관’을 어른을 통해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가르치는 것보다 우리의 모습을 보고 살아가는 방식을 훨씬 더 빠르게 배웁니다.
부모님이 약속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그것을 삶의 기준을 삼아 살아가게 됩니다.
말이 아니라, 삶을 통해 배운다는 말. 뻔하지만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진실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아이들은, 그 약속을 지켜낸 경험과 리듬 안에서 공부도 함께 쌓아갑니다.
오늘 하루의 루틴, 숙제를 해내는 작지만 반복적인 실천이 결국 그 아이를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고요.
기본을 잘 지키는 아이, 기본이 몸에 밴 아이가 결국 공부도 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