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자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승민은 올해로 28살, 대기업에서 근무한 지 3년 차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대학 졸업 후 무사히 입사에 성공하면서 인생이 술술 풀릴 줄 알았던 그는, 어느새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고역이 되어버렸습니다.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연봉도 괜찮고, 성과도 인정받고 있는데 왜일까요? 어딘가 모를 공허함이 그의 일상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퇴근 후 오랜 친구와 술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승민은 문득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너,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야?”
승민은 그 자리에서 답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죠. 잠시 침묵하던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잘 모르겠어. 아직 나를 찾고 있는 중이야.”
이후 승민은 ‘자신을 찾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자기 계발 영상을 보고, MBTI를 비롯한 다양한 심리테스트를 반복했죠. 그 과정에서 '나는 ENFP라서 이런 성향이구나' 또는 '내가 이 일을 싫어하는 건 내 적성이 아니기 때문이야'라는 식의 진단에 잠시 위안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위로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를 찾는 일’은 승민에게 더 큰 혼란을 안겨주었습니다.
“난 누구지? 왜 아직도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지?”
그는 자신을 찾으려 애쓸수록 오히려 자신이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가 나를 찾기만 하려 했지, 만들어 보려 하지 않았구나.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이 제시한 자기결정성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SDT)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음의 행복의 중요한 조건 3가지를 제시합니다.
자율성: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
유능감: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관계성: 타인과의 연결과 소속감
Life isn't about finding yourself. Life is about creating yourself.
- George Bernad Shaw -
승민이 회사에서 무기력을 느꼈던 이유는, 자신의 자율성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는 있었지만요. 그는 직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느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었죠. 그동안 그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삶을 '창조'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율성과 유능감을 경험하는 것이 더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 후 승민은 퇴근 후의 시간을 더 이상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해보고 싶었던 취미,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릴 필요도,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었지만, 매일 조금씩 색을 입히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일을 한다는 자율성과 점점 나아지는 유능감을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변화가 쌓이면서 승민은 점차 회사에서의 삶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는 자신의 전부가 아니며, 삶의 여러 조각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제 자신이 누군지를 찾는 대신,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창조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승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는 숨겨진 보물 찾기를 하듯, 어딘가에 감춰진 내 모습을 찾기만 하면 마법처럼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마법같은 상상일 뿐, 삶은 미리 정해진 자신을 찾는 수수께끼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매일 내리는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끝없는 창조의 과정이죠. 이 여정에서 자율성과 유능감을 느낄 때, 우리는 비로소 공허함에서 벗어나 진정한 만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도 승민처럼 자신을 찾느라 지쳐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오늘부터는 스스로를 창조하는 작은 도전을 시작해 보세요. 그 도전이 무엇이든, 그것이 여러분을 새로운 길로 이끌어 줄지도 모릅니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이자 비평가, 사회주의 운동가로, 날카로운 풍자와 사회 비판이 담긴 작품들로 유명합니다. 그는 삶과 사회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변화를 촉구했으며, 19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계층과 언어의 문제를 다룬 <피그말리온>과 잔다르크의 신념과 자유를 탐구한 <성녀 존>이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도덕, 종교, 인간의 자유와 성장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쇼는 우리가 이미 정해진 자아를 발견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인간이 자유 의지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합니다. 고정된 자아에 머무르기보다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삶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그의 사상과 작품은 문학뿐 아니라 사회 개혁과 정치 운동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지금까지도 큰 울림을 줍니다. 쇼는 "변화 없이는 진보할 수 없다"라는 명언으로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변화를 독려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오늘날 자아 발견과 성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Reference
Deci, E. L., & Ryan, R. M. (2000). The "what" and "why" of goal pursuits: Human needs and the self-determination of behavior. Psychological Inquiry, 11(4), 227-268.
Schaufeli, W. B., Bakker, A. B., & Van Rhenen, W. (2009). How changes in job demands and resources predict burnout, work engagement, and sickness absenteeism.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0(7), 893-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