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앞 콘크리트 바닥은 열기를 뿜어내고,
점심시간의 햇볕은 피하기 바빴죠.
땀이 나고, 짜증도 올라오고,
에어컨 바람에도 금세 지쳤던 하루.
그런데 이상하게도,
퇴근 시간 즈음 불어오는 바람은
유난히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앞선 자극이 이후 경험의 감각을 강화하는 현상을
대비 효과(contrast effect)라고 부릅니다.
더운 낮을 겪은 덕분에
저녁 바람은 평소보다 더 시원하고,
지친 하루가 있었기에
지금의 퇴근이 더 반가운 감정으로 다가옵니다.
불쾌함이 꼭 나쁜 건 아닙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일상 속 ‘좋은 감각’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가 힘들었다면,
그만큼 지금 느끼는 여유는 진짜입니다.
낮의 피로가 컸던 만큼,
지금 이 퇴근은 작지 않은 성취입니다.
이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당신의 감각은
아직 충분히 살아 있습니다.
하루 동안 쌓였던 열기와 무게를
저녁 바람에 조금씩 흘려보내며,
심리학도 오늘은 조용히 당신과 함께 퇴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