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카리스마는 차가원 원칙주의에서 나온다
"우리 리더는 실행력이 빨라서 좋아요."
"우리 리더는 성급하게 혼자 결정해요."
하나의 행동이 칭찬과 불만으로 동시에 돌아오는 것,
이보다 더 리더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건 없습니다.
리더는 고민하죠.
'똑같은 행동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사실 이 문제의 본질은 속도가 아닙니다.
속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
진짜 핵심은 그 속도의 리더십이 어떤 기준 위에서 움직이느냐입니다.
거침없이 일처리를 하는 리더는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입니다.
치밀하고 완성도 있게 일하는 거랑은 좀 달라요.
말 그대로 호기롭게 일을 추진하는 사람입니다.
옆 부서 사람도 불러오고,
모인 김에 아이디어도 툭툭 던지고,
일단 지르고 보는 스타일이죠.
이런 분들은 회식도 참 잘해요.
이런 기세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그 리더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지고 있을 때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되,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는 선이 분명한 사람.
그때 외향성은 산만함이 아니라 추진력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외향적 리더의 강점도 기준이 없으면 약점이 됩니다.
외향적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보조 날개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신만의 십계명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원리원칙 같은 거죠.
예를 들어,
"상사 앞에서 팀원의 기를 죽이지 않는다."
"다 같이 내린 결정은 번복하지 않는다"
"급하게 정한 일정은 하루 뒤 다시 점검한다"
"내 판단이 틀렸다면 그 자리에서 인정한다"
같은 자기만의 불문율 말입니다.
속도만 빠르고 질서가 없으면, 추진력은 곧바로 혼란으로 변합니다.
우선순위가 뒤섞이고, 정하고 난 뒤 또 바꾸고, 기준 없이 열심히 하라고만 밀어붙이고
팀원들에게는 "또 저렇게 허술하고 성급하게…"라는 반감을 만들죠.
즉, 빠른 추진력은 혼자만의 장점이 아니라
'속도 + 기준'이라는 조합일 때 비로소 탁월한 리더십이 됩니다.
팀원들이 진짜 알고 싶은 건 속도 자체가 아니라 속도의 '맥락'입니다.
빠른 결정이 불편한 이유는 리더의 속도 때문이 아니라,
그 리더를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기 때문이죠.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내가 믿는 팀장의 결정에 따라 일했다면
그 과정은 즐거움으로, 의미로 남습니다.
그 팀장이 자신의 의견을 듣지 않고 본인 판단에 따라 결정했어도,
그것이 내 의견을 무시하는 팀장이 아니라,
저 사람의 말이라면 따르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니까요.
속도는 언제든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리스마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추진력이 좋은 리더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속도나 의견 수렴이 아니라
자신만의 원리원칙입니다.
기세 좋게 일을 저지르고 싶은 리더라면, 얼마나 빠르게 할지를 고민하지 마세요.
어차피 지지부진 일을 끄는 스타일도 아닐 테니까요.
그 대신 나의 융통성과 즉흥적인 성격에 적절한 브레이크를 잡아줄 원칙을 아는 일,
그리고 그 기준 위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속도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