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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디스트 Aug 06. 2023

베트남 신문과 인터뷰하다

호치민라이프 09

최근 우연한 기회에 베트남 한 신문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기자분이 준비하고 있는 기사의 주제는

베트남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베트남에 첫 발을 들였을 때 받은 문화충격에 관한 것이었고

한국 또는 내가 살았던 다른 나라들과 비교를 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으면 했다


호주, 두바이, 그리고 베트남에서 n연차 해외살이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베트남살이 5년 차 문화충격 5가지


1

횡단보도는 무용지물

좌우가 아닌 앞만 보며 천천히 걸어야 더 안전하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길을 건널 때 살짝 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살짝 뛰는 순간 오토바이와 차들도 속도를 내기 시작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해질 수가 있다. 베트남 북쪽에 살 때에는 이런 일들로 큰 사고를 겪는 분들도 꽤 보았다. 횡단보도가 있다고, 사람이 지나간다고 서지 않기 때문에 그냥 천천히 걸으면 차와 오토바이가 알아서 비켜간다는 것을 뇌에 세뇌시켜야 안전하다


2

집에서든 길거리에서든 노래방으로 쉽게 탈바꿈

흥이 많아 윗옷을 벗은 분들도 볼 수 있으니 안구주의


한국에서는 노래방처럼 갇힌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지만, 이곳 베트남에서는 길거리를 걷다 보면 도로옆에 의자와 노래방기기 하나 두고 노래를 부르고, 집 문을 열어놓고 한잔 기울이며 노래를 부른다. 부끄러움이 없고 흥이 많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래실력은 판단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한국만 끼리끼리 노래방을 즐긴다는 점. 내가 다녀본 몇몇의 다른 나라들은 집에서 또는 길거리에서는 아니지만 펍이나 바에서 모르는 사람들 앞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는 거 보면 우리나라가 보수적인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3

오토바이를 탈 때 최고기온 32도인데도 불구하고 겨울옷을 입고 있다면

100% 베트남 로컬 사람들


베트남을 방문해 본 사람들은 모두 알다시피 베트남은 정말 더운 여름 날씨이다. 하노이나 사파와 같은 북쪽은 나름 겨울도 있어서 추워지는 달이 있기는 하지만 호찌민과 같은 남쪽은 (우기 때 선선한 바람 살짝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더운 날씨라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베트남 사람들은 긴팔 겉옷에, 목도리, 장갑 심지어 샌들에 양말까지 신는 것을 볼 수 있다 (헬멧과 마스크는 기본). 그들은 1) 햇빛을 가리는 것이 더위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2) 하얀 피부를 선호하기에 살이 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더워 보이는데 그들은 괜찮을까? 30분 이상의 먼 거리를 또는 하루도 빠짐없이 오토바이를 타면 그들의 심정을 알 것이라고 베트남 사람은 말한다


4

어디에나 사방에 목줄을 하지 않은 개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길거리에 목줄을 하고 다니지 않는 개들을 보면 1) 주인이 없나?라고 걱정하고 2) 주인과 함께 있는 경우에는 목줄을 채우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래도 칩등록과 같은 시스템과 벌금을 내야 하는 법이 있기에 가능하지만 이곳 베트남은 오히려 목줄을 한 개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Dog walker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 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동네에 목줄 없이 홀로 활주하고 다녀도 개들은 대부분 공격적이지는 않고 보통 더위에 지쳐 축 쳐져 힘이 없어 보인다. 사람, 오토바이, 차가 지나가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만사 편하게 누워있는 개들을 보기 쉽다. 처음에는 주인이 없거나 집이 없는 개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웃음부터 나왔다. 개들은 자유롭게 놀고 있는 거지 저녁에는 다들 집에 잘 찾아간단다. 이런 면에서는 또 선진국 마인드인가? 방목.


5

빨리빨리를 버리고 베트남타임을 알아야 

베트남 살이가 편하다


흥이 많아 보이는 베트남 사람들은 의외로 마음의 여유가 참 많은 사람들인 것처럼 보인다. Slow 슬로가 일상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출근을 비롯해 약속이 있을 때 정각에 또는 미리 와있는 베트남 사람들은 찾아보기 아주 힘들다. 이들을 바꾸려 하면 안 된다. 베트남살이를 오래 하려면 '베트남타임'을 (이해까지는 어렵겠지만)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다가 나도 이 문화에 흡수되는 거 아닐까 싶지만, 한국인 DNA를 가지고 태어난 이상 단연코 이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 :)


To be continued

호찌민 일상 ��(@me_in_saigon) |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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