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벚꽃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딱 이때, 일 년에 단 한 번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벚꽃을 보며 점심식사를 하는 일입니다. 평일에는 출근을 해야 해서 볕 좋은 낮 식사는 주말에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밤새 비 예보가 있어서 올해는 못 하나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아주 조금 오는 바람에 꽃이 그대로였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오늘을 놓칠 수가 없어 서둘러 준비했습니다. 메뉴는 팬케이크와 샐러드를 곁들인 브런치입니다.
팬케이크를 노릇하게 구웠습니다. 오늘따라 색도 예쁘게 잘 나오네요. 신이 납니다. 베이컨은 기름이 쏙 빠지게, 바삭한 식감으로 굽습니다. 달걀은 써니사이드업으로 준비합니다.
집 근처 산책을 하다 사 온 원두를 뜯었습니다. 열자마자 고소한 향기가 공간을 채웁니다. 한 스푼 떠보니 윤기가 반짝입니다. 얼마나 맛이 있을지 기대가 차오릅니다. 고소한 원두를 추천받아 온 만큼, 달큰한 맛을 더 올리려고 조금 성글게 갈아냅니다.
역시 신선한 원두여서 커피 빵이 쑥 올라옵니다. 원두의 향이 물에 녹아내립니다. 따뜻한 커피를 즐기고 싶어 잔도 끓인 물로 데워서 대기시킵니다.
세팅을 마쳤습니다. 접시는 피크닉 느낌이 나도록 캐주얼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벚꽃과 맛있는 음식, 귀여운 식기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호사가 어디 있단 말입니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잘 구운 팬케이크에 버터를 올리고, 바삭한 베이컨과 예쁘게 익힌 달걀프라이를 사이드로 놓습니다. 접시도 오븐에 따뜻하게 데워서 아직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샐러드는 양상추와 방울토마토, 보코치니 치즈, 블랙 올리브에 발사믹 식초와 글레이즈, 올리브유를 얹었습니다. 입맛을 한껏 올려주기도, 식사 중에 신선함을 입안에 돌게도 해줍니다. 고소한 향기를 가득 담은 커피도 함께 합니다.
메이플 시럽을 듬뿍 뿌려 먹기 시작합니다. 아삭하고 새콤한 샐러드를 먼저 한 입 먹습니다. 입안에도 봄이 찾아옵니다. 시럽과 버터를 골고루 바른 팬케이크도 먹어 봅니다. 달달하고 폭신한 느낌이 좋습니다. 짭짤한 기름 맛의 베이컨은 바삭하니 맛있습니다. 잘 구운 달걀프라이는 단순한 맛으로 균형을 맞춰줍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셔봅니다. 풍부한 향이 코를 즐겁게 하고 따뜻하게 착 감기는 맛이 입을 기쁘게 합니다. 넘기고 나면 은은한 단맛이 여운을 남깁니다.
잠시 눈을 들어 꽃을 봅니다. 봄이네요. 맛있는 음식, 향긋한 커피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내가 봄을 먹는 것인지, 향기를 먹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있어 보이고픈 허영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떻습니까. 일 년에 딱 한 번 할 수 있는 일인데, 이 기회를 그냥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이 브런치로 다시 한동안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다음 본편 글은 다음 수요일(8일)에 올리겠습니다.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