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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이날다 Jun 01. 2024

11. 나를 주눅들게 하는 것들은?

모든 것은 나로부터 'Everything comes from me'

시작 01 _ 나와 마주하기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면 또는 어떤 상황에서 주눅이 들까요? 왜 그러는 걸까요?


어릴 적에는 가난해서 기가 죽었다. 내 차림세가 부끄러워서 주눅이 들었다. 공부를 못 했지만, 공부보다 친구들이 내 차림세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 지 그것이 걱정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좋은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 부자 부모 만나서 유학가는 친구들,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 앞에서 주눅이 들었다. 그들은 나를 편하게 대했지만 내 자격지심 때문인지 잘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불편했다


성인이 되고... <시크릿> 책을 만나면서 나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나의 주눅들을 하나 둘씩 깨트리면서 살았다. 용감하게 도전했고 매년 성장했다. 집안이 망해서 찜질방에서 살던 내가 어느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서 지금의 자산을 쌓았다


아무리 돈이 많거나, 유명한 사람이거나,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만나도 기가 죽지 않는다. 내가 대단한 부자는 아니지만.....그들에게 죄 지은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으니 주눅 들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여전히 남은 "주눅" 들이 있다


첫째.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바르게 잘 자란 사람을 만나면 한없이 작아진다. 그들에게는 특유의 편안함과 밝은 분위기가 있다. 군더더기 없이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기운이다. 부럽다. 부러우니 기가 죽는 거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형제가 창피했고... 나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부모와 형제를 선택할 수 없으니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다. 그런데 오십이 되어서야 받아들였다


내 잘못이 아니다. 내가 창피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주눅들지 말자


나는 그들에게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잘 자란 네가 부러워. 네 등을 받쳐주는 단단한 기둥이 부러워. 사랑받으며 자란 너의 밝음이 부러워.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너의 자존감이 부러워" 라고 먼저 말했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부럽다" 고 말하니 움추렸던 어깨가 펴졌다. 나의 "주눅"을 말로 인정하니...."주눅" 이 떠났다. 


부모와 형제는 선택할 수 없었지만... 내 가정은 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받고 싶었던 모든 것을 내 딸에게 주려고 한다. 넘치는 사랑, 이해, 믿음, 신뢰, 공감 등등....보고 배운 것이 없어서 쉽지 않지만... 노력의 끝에 무언가 남는 것이 있겠지...


둘째. 우아한 분위기로 세련된 대화를 하는 사람을 만나면 주눅이 든다. 명품 옷을 입고 명품 가방을 들지 않았어도.....소소한 차림세일지라도 명품같은 사람들이 있다. 내면에서부터 뿜어내는 따뜻함과 지혜, 마음의 여유가 나를 주눅들게 만든다. 뒷걸음 치며 겁을 먹고 도망을 쳤다. 나는 왜 도망을 쳤을까?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저렴한 언어와 행동들이 튀어나올까 두려웠다. 나이 오십이 되니... 내가 진정성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갖고 귀를 열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아... 사람들은 모두 티를 내지 않았을 뿐 나름의 "주눅" 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녀에게 주눅이 들었는데, 그녀 또한 나에게 주눅이 들었었다. 우리의 "주눅"을 드러내고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우아하고 세련되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가능한 입을 닫고 귀를 열어 들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공감해주고 배려해주는 것이었다


셋째. 가격표를 보지 않고 옷을 사고 가방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주눅이 들었다. 나는 아끼고 살아온 세월이 몸에 베어서 쇼핑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나는 명품을 좋아하는가? 생각해보았다. 명품이라서 좋은건가? 내가 갖고 싶고, 입고 싶은 옷이 명품인 것인가? 명품을 떠나서 예뻐서 좋은가? 그렇다면 남에게 보이기 위해 좋은가? 남이 나를 멋진 사람으로 인정해서 좋은가? 인정받을 것 같아서 좋은가? 왜 좋은가?


좋은 이유를 생각해보니...솔직히 명품에 관심이 없다. 나는 그저 예쁜 옷을 좋아하고 예쁜 가방을 좋아한다. 멋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 비용을 지불할만큼의 가치를 느끼면 사는 것이고, 그 정도까지 주고 살 정도는 아니라 생각이 들면 안 사는 것이다


쇼핑을 할 때 갖고 싶을만큼 예쁘다!고 느끼면 지갑을 연다. 소비 결정의 주체가 "남" 이 아니라, "내"가 되면 쇼핑 자체가 즐거워진다. 가격표를 보면 어떤가? 가격표를 보는 것이 창피한 일인가? 그 물건의 가치를 매기는 것은 "내" 가 되어야 한다. 가격을 확인하는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급자가 매긴 가치와 내가 매긴 가치가 비슷한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내가 쇼핑 결정의 주체가 되면, 가격표를 확인하는 내가 주눅들지 않는다



"주눅" 을 주제로 글을 쓰니....나의 "주눅" 들은 참으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떤 주제이든지...그 실체를 똑바로 깊게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내 마음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그대는 어떤 "주눅"을 품고 사는가? "주눅"을 극복하려면 "주눅"을 마주하고, 그 "주눅"을 인정해주면 된다. "주눅"을 받아들이고, 그 "주눅"의 안으로 들어가보면 '이런 거였어?' 하며 웃음이 나올지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나를 옭아매고 있는 것들로부터 하나 둘씩 해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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