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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Oct 22. 2023

나의 수영 기록을 꺼내며..

추석 때 모처럼 고향을 방문했다. 한적한 동네라 딱히 할 일이 없었는데 다행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청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수영 종목이 나를 무척 설레게 다.

     

난 어릴 때부터 물을 무서워했었다. 물 속에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공포스러웠다. 그래서 늦은 나이가 될 때까지 수영 배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5월, 나는 엄청난 용기를 내어 수영에 도전한다. 내 나이 마흔 다섯에 말이다. 그렇게 대략 10개월 가량 수영을 배웠다. 그동안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수영은 늘 설레고 즐거웠다. 빠르진 않았지만 조금씩 수영 실력이 느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수영을 배우고 나서는 여행도 즐거워졌다. 내 삶이 보다 충만해진 느낌이다.      


김우민 선수의 추석 당일 저녁 400m 자유형 결승을 보던 때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수영을 배우던 몇 개월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내가 마치 물 속에서 수영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글라이딩을 하는 손우민의 떨리던 손가락이 꼭 내 손가락처럼 느껴졌다. 글라이딩, 발차기, 팔꺽기. 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난 수영 강습을 받으며 첫날부터 그날 그날 배운 것들을 복기하며 블로그에 기록해 두었다. 그리고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고 이 또한 함께 정리했었다. 그렇게 진심으로 수영을 배우고 복기하고 마인트 트레이닝을 했던 그 10개월의 기간이 잔잔히 떠올랐고, 지금 시청하고 있는 아시안게임 수영 결승전과 오버랩이 되면서 김우민의 금메달은 나의 흥분을 극에 달하게 했다.      


모처럼 수영 기록을 다시 꺼내어 본다. 이참에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브런치북으로 다시 정리한다. 수영은 정말 멋진 운동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고, 배우길 머뭇거리는 분들에게 용기를 넣어주고, 이렇게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을 어려워하는 마흔 중반 아줌마도 조금씩 수영 실력이 늘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드리고 싶다. 누구든 나보단 더 빨리 수영을 배우게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ㅋㅋ(난 정말 물을 무서워 하는 사람이다)


아시안 게임 해설자의 말이 나의 머릿 속에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수영의 르네상스를 맞이하였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수영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나의 부족한 글이 혹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부족한 나의 수영기를 들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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