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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붕이 Jul 28. 2024

광고 카톡이 밀려오다.

요즘 지름신은 카톡채널추가로 강림한다.

최근 지인이 보낸 카톡을 못 봐서 직접 전화받고서야 확인할 때가 여러 번이다.

광고카톡을 쭈욱 내려야 진짜 필요한 내용이 확인 가능하다. 며칠에 한번 지우건만... 이마저도 수신차단 아니면 하루에도 수십 개 쌓인다. 광고카톡은 쉬는 법이 없다. 카톡 알람을 꺼놓으니 소리 없이 오는 알람이 방심하면 한가득이다.


내 카톡은 각종 채널 등으로 가득 찼다. 톡딜이 뜰 때마다 쿠폰을 받으려고 클릭을 하면 친구추가가 되기에 많은 채널에서 매일 성실하게 광고메일 보내온다. 가끔은 카톡 상단에 쇼핑하기 광고배너가 뜬다.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는 건지 수시로 바뀌는 광고배너 하루에 몇 번씩 보다 보면 반복학습이 되어 한 번씩은 들어가 보게 된다. 참 까다로운 성격치곤 쇼핑에서는 충동구매가 일상이다.


요 며칠 여름방학이 된 기쁨에 마음의 고삐가 풀렸다. 이번주 화수목금 중 몇 시간 동안 쇼핑한 물품들이 금요일에 왕창 택배로 도착했다. 그중에는 아들한테 주고 나도 궁금해서 주문한 중국산 헤드폰들이 3개나 있다.

변명이지만 아들은 짧게는 3일 길게는 3개월 정도 헤드폰을 쓰면 화를 내면서 던지거나 비틀어서 부순다. 같은 종류의 헤드폰을 사용하면 어떻게 부수면 깔끔하게 스피커와 머리띠처럼 생긴 부분을 분리하는지 터득한다. 해체하는 요령까지 생겨서 자주 종류를 바꿔가며 구입해서 준다.

스누피가 나오는 피넛츠에서 미니멀한 장난감 그랜드 피아노를 치는 캐릭터가 너무 피아노를 많이 쳐서 자주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연주하다 부서지면 새 장난감 피아노가 방 하나에 가득 차 있어서 교체해서 바로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들이 헤드폰을 부수면 그 장면이 떠오른다.

현재 남편이 구입해 준 헤드폰이 2개, 해외직구로 주문한 3개 얼마나 갈지 모른다.


쿠*의 해외직구는 환율 때문인지 하루 중에도 몇 번 가격이 변동된다. 현지 몇 시 기준인지 몰라도 특히 오전과 오후, 다음날 새벽 이렇게 확인하는 시간대마다 얼마씩 가격 차이가 난다. 최고로 싼 가격대와 색상별로 검색해 주문하고 다음 주에 도착하기로 배송가능일이 찍혀있었건만 금요일 식료품 택배 상자 속에 어느 틈에 함께 와 있었다.


금요일 오전에 허리 치료를 받고 집에 오자, 먼저 와 계시던 여사님께서 집안일을 하고 계셨다. 옆에서 함께 집안일을 한 후,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쉬는데 소리 소문도 없이 쌓인 택배들... 여사님께서 퇴근하실 때 함께 나가다 문이 열리지 않아 현관문을 쭈욱 밀어보니 한가득 쌓였다. 민망하게도... 머리를 긁적이며 함께 나갔다 들어와서는 택배를 한구석에 쌓아놓았다.


지난 주말을 복숭아를 씻고 자르고 통에 채우던 일에 반사를 외쳤던 내가 다시금 딱딱이복숭아를 구매했다. 집에 있는, 같은 브랜드의 똑같은 세트의 화장품을 친구선물용으로 구매한 것도 왔다.

충동구매한 경추용 베개, 텔레마케터에게 홀라당 넘어가서 알지도 못한 채 48개월 할부로 구매하게 되어 심란한 휴대폰(월요일에 전화해서 계약서를 일시불로 바꾸고 서울보증보험 철회까지 할 계획인데 제대로 될까 걱정이다. 오프라인 계약서 없이 덜컥 휴대폰부터 보낸 이상한 업체다), 한 달 전 와*즈에서 예약구매한 기미를 없애는 피부관리기기, 새로운 맛이 궁금해서 구매한 콤부차... 택배 상자 하나하나 사연 없는 구매는 없지만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


게으른 나 대신 소비패턴을 분석해 주는 앱에서 지난달에 비해 87만 원을 더 썼다고 분석해 준다. 병원비가 더 나가지는 않았고 여름옷 사느라 홈쇼핑 주문한 몇 번을 제외하고 고정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제습기를 구매했고, 해외직구로 화장품 냉장고 장만한 것 외에는 소소한... 진정한 의미의 충동구매들에 50여만 원을 쓴 거다.

아껴 쓰는 누군가에게는 한 달 생활비가 될 수도 있는 돈이 주전부리, 옷가지, 언제 쓸지 모르는 비축분을 위해 소비된 거다.


오늘 생일을 맞은 친구가 있어 토요일에 만나 저녁식사하고 함께 디저트를 먹고 영화를 봤다. 학원강사를 하는 친구이고 입시학원이 아니어서 수입은 크지 않지만 해외 후원하는 학생이 3명 정도 있는 친구다. 평소 쇼핑을 좋아하지 않지만 날 기다리면서 가방 하나를 샀다고 보여주었다. 원래 들고 나왔던 가방은 손으로 트처럼 만든 느낌의 작은 손가방이라고 꺼내서 보여주었다.


이 친구에게 쇼핑은 직접 눈으로 고르고 좋아하는 스타일의 일관된 구매다. 친구의 오늘 지출 중 대부분은 내가 식사를 대접하면 친구가 디저트를 사고, 내가 영화표를 예매하면 음료와 팝콘 콤보를 구매하는 경우였다. 난 가까운 거리도 허리가 아프다, 무릎이 아프다며 콜택시를 부를 때 친구는 버스와 전철을 이용한다. 웬만한 거리는 걷는 걸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집까지 40여 분을 함께 걸어 다녔는데 일상과 소비패턴이 달라졌다.


친구한테 이번주 충동구매에 대해 이야기하니 낭비라 했다. 친구 말이 맞다. 남편이 그리 말했으면 서운했을 텐데 친구 말은 고마웠다.


지난주는 할 일은 많은데 먹거리가 그리 눈앞에 밟혀서 식료품을 사더니 식욕이 가라앉은 그 자리에 눈요기거리가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다.


지름신이 강림하자, 작두 위에서 춤을 추고 옆에서 손끝을 비비며 소원을 빌듯 클릭질을 하던 1주일이 끝나고 새로운 한 주간이 시작된다. 아들의 여름방학 기간이니 다음 주부터는 여유가 없을 거다.  

잠깐의 여유로움이 있을 때는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직장에서 주문한 책들도 읽을 수 있겠지? 생각했지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카톡에서 친구로 등록된 채널들을 하나씩 수신차단 해야 끝날 지름신의 강림... 주말을 끝내기 전에 광클 구매의 여지도 정리해 봐야겠다. 카톡의 쇼핑채널 대신 브런치 관심 글들, 구매한 작가님들 책을 완독 하는 여름방학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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