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으로 이사하고 2주 후부터 식탁을 놓은 곳 위쪽 천장에서 물얼룩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이사 후 정리하느라 한참 정신없었으니 못 봤었나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집주인께 전화를 했었다. 그전에 관리사무소로 연락을 해서 기술팀에서 보고 갔다.
기술팀에서는 한차례 누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지점을 알려면 윗집과 통화해서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위층 주인과도 통화 후 세입자분들 계실 때 올라가 말씀드리니 반응이 시원찮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모회사에서 단기 기숙사로 빌린 곳이라 집주인 전화번호도 연락할 방도가 없다 했다.
이미 위층 집주인분과 연락이 된 상태라 다음날 점심시간쯤 우리 집 리모델링을 담당하셨던 인테리어 업자분께서 왔다 가셨다. 현재 누수로 물이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라서 정확한 누수지점을 찾기 힘드시단 말씀을 해주셨다.
추가 누수 때도 집주인께 연락드려 인테리어 업자 분이 오셔서 위층세탁실 물을 30분 이상 틀어놓고, 싱크대에도 30여 분 물을 틀어 흘려보내 보시고 두 군데는 이상 없으니 바닥 난방 배관이 노화되어 누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5월부터 난방이 꺼진 상태라 재가동되는 10월 이후 추가누수 발생하면 다시 살펴보기로 했다.
7월 하순 장마철에 천장 벽지 연결부 배가 불러 처짐이 발생하자 덜컥 겁이 났다.
제일 먼저 물이 베어나왔던 곳 옆 천장벽지가 들뜨기 시작했다.
그 다음날 연결부위 부분들이 도미노로 들떴다.
거실 바닥매트 위에 누워서 바라보니 천장벽지 들뜸이 너무 잘 보였다.
거실 천장 벽지가 누수로 이음새 부위가 들떠도 당장은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어서 그냥 볕 좋을 때 창문과 현관문까지 개방해서 말려서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에어컨 제습모드로 실내온도 27도로 계속 돌려도 추워져서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늦은 장마로 착실하게 비가 오는 상황이라 창문을 열면 바깥에서 들어오는 습기로 바닥이 금세 물을 스프레이로 뿌려놓은 듯 축축해진다는 것. 천정 벽지가 내려앉을 것 같은 위기감이 느껴졌다. - 인테리어 사장님 말씀으로는 그렇게까지는 안된다고 하셨다.- 몇 주 전부터 인터넷을 뒤져 찾아보던 제습기를 덜컥 구매했다. 쿠*에서 구매해서 이틀 만에 도착하고 박스를 풀어서는 바로 빨래건조 모드로 하루종일 가동하기 시작했다.
제습기 사용 3주차 천정 벽지가 거의 편평해졌다.
제일 들뜸이 심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집주인분이 리모델링으로 벽을 철거한 부분으로 보인다.
오늘 찍어보니 누수 이전과 비슷해졌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1층은 습기에는 취약하다는 것, 한여름 장마에는 에어컨 제습모드 사용, 제습기 가동이 필수가 된 시대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살던 벽걸이 에어컨을 떼왔으면 아마 이 정도의 상태에서 제습을 돌려도 지금 정도의 회복은 불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지출이 좀 크기는 했지만 난방이 재가동되는 10월이 오기 전까지 버티려면 타워형 에어컨, 제습기도 필수가전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에어컨이나 제습기 하나만 꺼 놓아도 습도가 75%를 거뜬히 기록한다.
2주 정도 제습기와 에어컨의 합동작전으로 천정 말리기는 성공했고 다행히 놀란 가슴도 쓸어내리며 진정하는 중이다. 습하지 않은 뽀송한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환경 개선 중 가장 만족도가 크다.
아직 하루 2차례 6리터 제습기 물받이가 가득 차서 비우고 빨래를 널면 거뜬히 3번까지 비우게 되는 상황이지만... 제습기 용량도 가정용으로는 제법 큰 24L짜리로 구입해서 제습 속도도 빨라서 걱정이 훅 줄어들었다.
대망의 10월이 오면 2층 누수탐지가 될 만큼 천정누수가 일어날 수 있어서 지연된 문제점은 있지만 몇 달동안이라도 버틸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