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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붕이 Jun 10. 2024

밥 없는 점심시간

따뜻한 급식의 소중함

이전 학교 4년 차일 때인가, 미리 예고된 급식종사원인 조리사분들의 파업이 하루 있었다.

원래는 그 해에 2번 정도 예고되었는데 하루만 참여하신 거였다.


2주 전부터 대체식이 제공된다는 안내가 나오고 학교마다 동일한 날에 대체 급식이 제공되었다. 우리 학교는 보리빵 종류와 파운드케이크, 주스가 그날의 급식이었다.

그 해에 컵라면 관련 사고가 어느 초등학교에서 발생해서 인스턴트 라면은 함묵적으로 금지라 반별로 준비해서 먹기도 안 됐다.


그래도, 미리 외부업체를 통해 피자나 스파게티 도시락으로 점심 급식을 대체한 학교도 있는지 교육신문에서는 밥, 국, 반찬으로 이루어진 점심식사가 아닌데도 해맑게 웃는 학생들의 사진이 실렸다. 그렇다. 하루는 어떻게든 가능했겠지...


전국의 학교들이 급식실 파업으로 화력이 꺼진 날(옛날로 치면 아궁이 불씨가 꺼진 날), 그분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투쟁이 있던 날에 학교종사자 분들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붙은 학교도 있었다. 파업에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그 당시 학생회장은 파업 지지 편지를 써서 급식실에 홀로 근무하시던 영양교사 분께 전달해 드렸다고 들었다. 다음날 출근하시는 조리사분들께 전달해 드렸다는 후일담이 전해졌다.


다양한 직종의 도움을 받기에 함께 운영되는 학교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에 훈훈한 하루였다. 학생들이 남긴 보리빵을 며칠 동안 여분 간식으로 서로 나눠 먹긴 했지만 다음 날 더욱 밝은 모습으로 근무하시는 급식종사자 분들께 더욱 감사드렸다.


<대문사진: 세곡동 인근 빵 맛집에서 아들 외부활동으로 먹은 빵과 음료입니다. 본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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