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의 배려로 일, 월요일을 붙여서 쉴 수 있게 되었다. 이틀 연속으로 쉬니 좀 쉬는 것 같아 좋지만(사실상 월요일은 쉬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토요일이다.
빡빡하게 화요일부터 달리면 토요일 오후 4시쯤 되면 체력에 한계를 느낀다. 더군다나 토요일 아침 교회 모임이라도 있는 날에는 더욱 그렇다.
눈이 반쯤 감긴다. 졸음이 막 몰려오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눈을 뜨기가 힘들다. 환자가 배정되면 가운을 입고 어떻게든 텐션을 끌어올리려 하지만 쉽지 않다.
애써 4시간을 버티고 나면 드디어 퇴근 시간. 8시. 가서 뭔가 허겁지겁 먹으면 잠도 더 늦게 자게 되고 더 피곤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기에 근처 식당서 김밥 한 줄을 싸들고 차에 오른다.
도착하면… 그대로 눕고 싶으나…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기에, 그리고 우리 집 강아지도 챙겨줘야 하기에, 부랴부랴 쳐내고, 씻고, 침대로 그대로 허물어진다. 쓸데없는 유튜브 영상을 자장가 삼아…
일요일 아침… 어김없이 7시쯤 일어나 교회에서 할 일을 챙겨 식구들과 같이 교회에 간다. 예배 시작 30분 전. 집에 다시 가서 자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치고 구탱이 의자에 앉아 멍 때리고 있다.
다행히 오늘은 아내와 다투지 않고 아이에게 성질부리지 않았지만, 일요일 아침 피곤해서인지 예민해지곤 한다. 가족과 가장 오래 보낼 수 있는 기쁜 일요일인데 오히려 식구들의 맘을 상하게 하는 일이 많다.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인데… 피곤함을 다스리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힘들면 마음도 거칠어지고 말도 행동도 험해지기 마련이다. 몸을 잘 지키는 것이 마음도 잘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임을 알기에…
몸을 지키기 위해 이제는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미루지 말고 6개월이 지나는 다음 달부터는 집 앞 헬스장에 한 번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