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함에 대한 타당성

교육, 노동, 성공의 미덕이라고?

by puree


“요즘 애들은 나약해.”

“죽기 살기로 해야 이기지.”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저마다 어떤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

오직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여전히 많은 어른들 입에서 계속해서 반복된다.

하지만 그 ‘치열함’이라는 게

정말 나나, 너, 우리 모두에게 유익했던 걸까?


그 질문을 꺼내면 어른들은 으레 이렇게 말하곤 한다.

“우린 보릿고개를 견뎠어.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줬더니,

요즘 애들은 편해서 그런 소릴 하지.”

그 말도 부정할 순 없다. 우린 분명 보릿고개 시절을 살진 않았다.


세대가 다르고, 시대도 달라졌다.

우리는 더 이상 배를 곯진 않지만,

정신적으로는 늘 뭔가 허전하고 허기진 채 살아간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죽기 살기’라는 말을 자주 쓴다.

입시든, 취업이든, 연애든, 인간관계든


모든 게 마치 전쟁처럼 느껴진다.

이기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우리는 늘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 치열함은 때로는

스스로를 몰아치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밀어내게 만든다.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다 지치는 사람도 있고,

현실과 어쩔 수 없이 타협하는 사람도 있다.

‘함께’ 달리는 법보다, ‘먼저’ 앞서야 한다는 믿음이 생겼다.

남을 도와주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앞장서야 한다고 배웠다.


잠시 멈추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상에서,

쉼은 곧 게으름이 되고, 패배처럼 느껴지고, 자칫 죄책감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모두 지쳐갔다.

의욕도 잃고, 서로에게 점점 무관심해졌다.


그 과정 속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이게 다 나라 경제를 위해 그러는 거야.”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절망으로 돌려세웠는지


얼마나 많은 마음이 닫혀버렸는지

정작 궁금해 하는 이는 드물다.


치열함은 언젠가부터

이 사회의 미덕이 된 듯하다.

예능에서도, 광고에서도, 뉴스에서도

“끝까지 해낸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외친다.

그런데 그 끝에 과연 무엇이 남아 있을까?


지켜낸 자린지, 아니면 무너진 마음인지.

돈은 쥐었지만, 잃어버린 것들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가 잃은 것은

서로를 기다려주는 마음, 그리고...

keyword
이전 01화우리는 왜 귀를 막고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