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ef yosef Sep 12. 2023

14. 무지개는 원래 어떤 모습?

이스라엘 견문록

1) 엔게디 폭포

벳샨에서 엔게디 비치까지 경로

내가 무모한 여행을 하게 됐던 엔게디로 왔다. 이번엔 사막 한가운데 시냇물이 흐르고 그 끝에 조그마한 폭포가 나를 기다린다. 1시간 이상 걸었던 것 같은데 사실 40분 정도 거리라고 한다. 가다 보면 물길이 보인다. 그리고 군데군데 웅덩이도 있다. 작은 폭포에 작은 웅덩이지만 뙤약볕에 숨차게 걸어온 후에 만나게 된 폭포는 바로 나를 끌어안는다.


엔게디(@deadsea.com)

한동안 우리는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길 때 이 물을 마셨을지도 모른다.


시원한 엔게디 폭포를 뒤로 하고 엔게디 앞 사해에서 또 한 번 몸을 띄운다. 칼리아 해변과는 다르게 바닥이 소금 덩어리로 깔려있다. 나는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사해에서만큼은 100% 물에 뜰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틀렸다. 사해에서도 가라앉는 사람이 있더라. 물을 무서워하는 그녀는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니 자꾸 가라앉는다.


엔게디의 오아시스는 네 개의 샘을 근원으로 하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사막의 오아이스라고 한다. 자연보호 구역이며 국립공원이며, 사해 스파, 900여 종이 넘는 나무와 식물이 있는 엔게디 식물원, 호텔, 호스텔 등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많은 곳이다.


2) 마사다 요새

마사다 요새(구글)


마사다(Pixabay)


마사다(Pixabay)

지난 3월 말, 멀찍이 걸어서 지나갔던 그 요새다. 이 요새에서 있었던 일은 장엄하면서 슬픈 이야기다.


높이 400m, 정상은 길이 600m, 폭 250m의 평지를 이루고 있는 천혜의 절벽요새, 마사다.

마사다는 히브리어로 '요새'이다. 서기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과 로마군이 3년에 걸쳐 공략, 결국 거대한 토담을 쌓아 이스라엘 수비벽을 무너뜨리고 공격하려고 할 때, 960여 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죽음으로 저항했던 곳이다. 자살을 할 수 없던 그들은 제비를 뽑아 10명 나머지를, 1명이 9명을, 그리고 마지막 1명은 자결로 끝을 맺었다고 한다. 노인, 어린이 몇 명이 살아남아 이 이야기가 전해졌다고 한다. (위키백과)


올라가는 길은 뱀처럼 구불구불하다고 해서 'Snake road'로 부른다. 케이블 카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리고 오래 걸리지 않으니 걸어가는 것이 어떨까.


4) 무지개는 원래 동그랗다!

엔게디에서 네게브 사막까지 경로

실제로 이렇게 갔는지는 모른다. 다만 위치를 확인해 보기 위해 경로를 검색해 봤다. 

베두인 캠프에서는 베두인 특별요리를 맛볼 수 있고 낙타도 15분 정도 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승차감 아니 승타감은 별로다. 낙타가 불쌍하게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최고의 선물은 바로 무지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무지개'를 떠올리면 우리는 항상 반원을 상상한다. 그럴 수밖에. 반원의 무지개만 보고 살았으니까 그게 당연한 거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원형무지개를 본 나는 깜짝 놀랐다. 의심을 해 본 적도 없으니까.

베두인 텐트에서 나온 내가 바라본 그 장면은 하늘 위에 둥그렇게 그려진 무지개다.


자료를 찾아보니 무지개는 원래 원형이지만 지표면에 가려 반 밖에는 볼 수 없었다는 것. 지상에 있는 사람 중에 원형을 관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하며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인가 보다.


궁금했다. 무지개에 대한 자료를 좀 더 찾아봤더니, 무지개 색은 총 몇 가지일까? 프리즘을 통해 본 빛의 색깔은 모두 207가지라고 한다. 우리 눈이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색깔이 7가지 정도여서 7개로 알고 배운 것이다. 나라마다 무지개 색깔 개수가 다르다는 것을 아는가? 심지어 어느 아프리카 부족인가 하는 곳에서는 2가지로 분류한다고 한다.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미국에서는 6가지로 가르친다고도 한다. 예전에는 5가지라고 배우기도 했단다. 예나 지금이나 무지개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 무지개를 보는 사람들이 변한 것이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옳다, 네가 옳다 따지기 좋아하는 인간에게 무지개는 말한다.

-둘 다 맞아!

-아니면, 둘 다 틀렸어!

-그러니까 싸우지 마!




이전 13화 13. 요단강은 너무 거칠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