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갈로 주택의 장단점
오늘 갔던 집은 마음에 들면 구매 의사도 있었던 집이었다.
중개수수료
독일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Provision)가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매매 가격의 3%에서 많으면 7%까지도 한다. 대체로 6%가 평균적인 수준인데, 여기에 부가가치세(VAT) 19%가 추가된다. 이 수수료는 보통 매수인과 매도인이 반반씩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주마다 세법이 다른데, 예를 들어 베를린의 경우에는 주로 매수인만 수수료를 부담하기도 한다. 어쨌든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상당히 비싼 편인데, 이 매물은 부동산 중개 없이 집주인이 직접 개인적으로 매물을 내놓은 케이스였다. 허점이라면 부동산 중개 수수료만큼 집주인이 비싸게 집을 내놓고, 할인 생각도 없다고 한다는 점이지만 어쨌든 중개 수수료가 없다는 건 왠지 손해 덜 보는 느낌을 주는 건 사실이다.
건축 시기 및 에너지 효율
독일에서 새 집을 건축해서 들어갈 경우 1,2년은 하자보수하고, 정원 관리며 울타리, 부엌 짜넣기 등등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투자용 집은 대단지 신축으로, 아파트 공동 관리인이 있어서 하자보수처리 알아서 해주는 데로 했지만, 내가 실거주할 집이 아파트도 아니고 단독주택이라면 결국 다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으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지어진지 최소 3년 정도에서 10년 내로 나온 매물이라면 매우 좋은데, 그런 매물은 시골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오래된 집들이 주로 나오는 시골 동네이다 보니 겨울이 춥고, 길고, 난방비가 비싼 독일에서 에너지효율이 좋지 않고 집만 덩그러니 큰 경우가 많다. 어쩌다 좋은 집이 우연히 나왔더라도 다양한 조건들 중에 딱 내 마음에 드는 것을 찾기도 쉽지 않으니 몇 가지 조건들을 내려놓아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지금 사는 집이 월세도 아니고, 딱히 꼭 그 힘든 독일 내 이사를, 심지어 멀리도 아니고 동네에서 할 만큼 최상의 조건인 집 매물이 쉽게 나올 리 만무한 것이다. 그런데 이 집은 딱 10년 정도 된, Massivhaus로 튼튼하게 지어지고, 내장재를 좋은 것을 써서 에너지 효율이 A+인 집이었으니 집구경을 안 할 수 없었다.
방갈로 주택
방갈로 주택은 보통 단층 구조로 이루어진 집이다. 이 주택 스타일은 실용적이며 접근성이 좋아 가족 단위나 노년층에게 인기가 많다. 방갈로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단층 구조: 방갈로 주택은 계단이 없는 단층 구조로 되어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나 노년층에게 안전하고 실용적이다.
2. 넓은 평면: 방갈로 주택은 수평으로 넓게 퍼져 있어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넓은 거실과 주방이 연결된 구조가 많다.
3. 야외 공간과의 연결: 방갈로 주택은 넓은 앞마당이나 뒷마당을 보유하고 있어 실내와 야외 공간의 연결성이 뛰어나다. 프렌치 도어나 큰 창문을 통해 바로 정원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가 많다.
4. 유지보수 용이성: 단층 구조로 되어 있어 외벽이나 지붕 등의 유지보수가 비교적 쉽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필요가 없어 관리가 간편하다.
5. 확장 가능성: 수평으로 집을 확장하는 것이 용이하다. 필요에 따라 방을 추가하거나 공간을 넓히는 데 있어 유연한 구조를 가진다.
6. 건축 비용: 방갈로 주택은 단순하고 평면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 복층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축 비용이 저렴할 수 있다. 그러나 넓은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토지 비용은 더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내가 사는 시골집은 계단이 있는데, 사춘기 아이들 키우기에는 나쁘지 않다.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고, 아이들이 방을 마구 어지르며 놀아도 내 눈에 쉽게 띄지 않기 때문에 주부로서 스트레스가 적었다. 내가 주로 있는 거실만 깨끗하게 정리 정돈해 두면 일단은 마음이 편했다. 아이들 소음도 덜 들리고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곧 집을 떠날 것이고, 결국은 남편과 내가 노후를 보낼 집이라면 계단이 있는 집은 불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나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은 나는 계단 있는 집이 청소와 이동면에서 피곤했다. 한국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독일에서 계단 있는 집에 살아보니 처음에는 신선하고, 재미있고 좋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나중에 노인이 됐을 때까지도 생각을 하게 되어 웬만하면 집으로 들어오는 길이 경사지지 않고, 휠체어도 쉽게 들어올 수 있게 문턱이 없다던지, 욕실이 좀 넓다던지, 그냥 1층만 있는 방갈로 형태의 집이 살기에는 편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사실 독일에서는 지하실이 있고, 2층 정도 된 넓은 단독주택이 비싸게 잘 팔린다. 지하실은 건축할 때부터 시공이 쉽지 않고, 돈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저장해 두는 것을 좋아하는 독일인들의 특성상 지하실은 유용하다는 인식이 있다. 시끄러운 세탁기나 난방기기들도 지하에 다 배치해 버리는 경우도 흔하고 말이다. 그래서 만약 사는 주택을 되팔 것까지 고려한다면, 튼튼하게 지어진 Massivhaus, 지하실이 있고, 1층으로만 되어 있는 방갈로 형식의 주택보다는 2층 정도로 공간이 분산되며 시야 확보가 좋은 주택이 더 비싸게 팔린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이 들어서까지 오래도록 살 거라면 그냥 방갈로 형식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가 있는 집에서도 살아봤지만 빨래한다고 들락날락 거리는 것이 무릎 아프고, 귀찮고, 폭우와 홍수가 잦아진 독일에서 지대가 낮은 지역이나 배수 관리가 잘못된 형태로 지어진 집일 경우에는 침수 피해 위험도 있는 데다가 워낙 미니멀로 필요한 것만 딱 두고, 혼자 관리 가능한 선에서만 물건을 들이는 편이라 더더욱이나 지하 창고는 필요가 없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오늘 보고 온 집도 나에겐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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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야외 수영장, 지붕이 길게 뻗어진 방갈로 (지붕이 길게 뻗어진 것은 매우 중요하다. 뜨거운 햇볕이나 빗물로부터 건물 외벽을 지켜주고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평평하게 지어지는 최근의 건축 형식보다 오히려 약간 기울어진 지붕 형식의 집이 시공도 어렵고, 비싸다.), 에너지효율 A+, 지붕으로 가려진 야외 테라스, 충분한 방 개수와 크기는 적당했다.
위치와 교통 편의성
학교에서 4 정거장 정도만 떨어진 버스노선에, 버스 정류장이 집에서 코 앞이라 유사시에 자전거 또는 버스 타고 다닐 수 있는 위치, 그리고 주변에 지역 유지들이 (옆 동네 시장, 이 마을에 가장 큰 회사 사장, 전통 있는 빵집과 정육점 주인네 가족들 등등) 살고 있기도 하고, 바로 뒤 블록이 신규 개발 허가가 떨어져서 (나는 땅 부지 매입할 때 신청했으나 당연히 광탈했던 지역, 지역 토박이들이나 지역에 봉사하는, 오랫동안 가족들이 대대로 살았던 사람들에게 분양하는 땅) 거의 새로운 집들이 잔뜩 지어지고 있는 지역 범위 안에 든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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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은 밝은 웃음으로 귀여운 하바네즈 강아지와 함께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고, 적극적으로 이 집의 장점을 위주로 홍보해 주었다. 왜 집을 파는지 물어보기도 전에 설명을 해주었는데, 자신들의 큰 딸과 아들이 이제 다 독립을 해서 이사를 할 예정이고, 본인들은 1,2년 후에 태국으로 가서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지금 집 말고도 근처 도시에 아파트가 하나 있어서 집을 파는 것에 시간이 촉박하지 않다며, 집구매에 대해 천천히 준비하고 시간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집 앞에 가축
집 앞에 소들이 풀을 뜯는 지역이 꽤 넓게 있어서 냄새가 날까 걱정했었는데, 겨울에는 우사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고 (우사는 이 지역이 아니라고 했다) 봄가을에만 여기에서 풀을 뜯는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열심히 킁킁대고 냄새를 맡아보았으나 나도 냄새를 느끼진 않았는데, '또 여름이었다면 모를 일이지' 생각했다.
집 관리 상태와 냄새
10년이면 그래도 독일에서 엄청 신축에 속하는데도 안타깝게도 집관리와 청소가 매우 아쉬웠다. 가장 염려스러웠던 점은 작은 방이 게임방처럼 꾸며져 있었는데, 담배 냄새가 벽에 베어 쾌쾌한 냄새가 났다. 사실 향신료 냄새나 담배 냄새 등이 한번 벽에 베이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큰 문제였다. 그리고 그 방 벽면이 마블 캐릭터로 너무 강렬한 페인트가 칠해져 있어서 그 벽을 페인트 다시 칠해도 쉽게 원상복구가 어려워 보였다. 집 방 구조와 욕실 등도 10년에 비해 많이 낡아서 리모델링이 필요했는데, 지금 사는 집에서 셀프로 리모델링하며 사는 데도 지쳐서 이제는 몸만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으로 구하려고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좀 아쉬웠다. 그렇다고 가격이 절대 저렴하지 않고, 상당히 비싸게 측정된 편인데 비해 관리상태가 좀 실망스러웠다.
정원 상태
그리고 정원에서 앞에 회사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너무 정원이 내려다보이고, 큰 전봇대는 아니었지만 전신주가 바로 옆에 하늘을 지나가며 가리고 있는 점이 신경 쓰였다. 10m가 넘는 엄청 큰 수영장이 간이로 설치되어 있었는데 설치와 철거를 여름 겨울에 1시간씩 하며 한다고 했다. 우리는 그냥 수영장 가서 노는 걸 더 선호하고 정원에 수영장 있는 건 관리 힘들어서 싫어하는데 수영장 설치했던 그 넓은 자리의 잔디 관리는 엉망일 것이라 그것도 일손이 어마어마해 보였다. (따뜻한 온수 펌프가 정원 구석에 꽤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옥에 티였다.) 사람 불러 놀고, 가족들이랑 옹기종기 삼대가 모여사는 게 익숙한 독일 시골마을에서 그런 건 일도 아니겠지만.
아일랜드 주방의 후드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방이 아일랜드 식탁과 전기레인지 및 후드가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구조였는데 한국인으로 매일 삼시세끼 해 먹는 나로서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일랜드형 주방은 개방된 구조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냄새나 연기가 집안에 퍼질 수 있어서 효과적인 환기 시스템과 공기 필터가 필요하다. 이 집은 외부 배출이 어려운 경우라서 탄소 필터를 사용하는데, 이 필터는 연기와 냄새를 흡수해 공기를 순환시킨다. 탄소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니 유지 보수도 고려해야 하고 보통 3-5개월마다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 사는 집은 후드에서 공기가 외부로 다 빠져나가는 구조에 부엌에 큰 창이 있어서 환기가 편한데 귀차니즘이 많은 내가 매번 필터 갈고 요리한다는 것이 좀 걸렸던 것이다. 워낙 개방형 주방이 대세이고 집 안에 공기순환장치도 있다고 하니 익숙해지면 또 괜찮을 수 있다만 후드는 흡입력이 높은 후드일수록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데 소음이 적은 모델 골라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
오늘의 임장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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