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치우소 (Castello di Ama, Il Chiuso)
우리동네 홍반장 언니.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알려주는 척척박사
언제 어디서 누가 뭘 물어봐도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정 많고 따뜻한 사람
이사온 낯선 동네에서 만난
너무나도 감사한 인연.
세 아이를 야무지게 키워온 그 언니는
어느날 이야기했다.
나 취직했어
축하합니다!!
회사에서 40대 언니들의 복귀는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창 잘 나가던 커리어 우먼에서
육아로 인해 잠시 떠나있다가
다시 돌아온 능력자 언니들.
세상 만사를 다 겪은 그들은 정말이지
어떤 일이든 센스있게 척척 해낸다.
영화 '인턴' 에서 처럼
우리 사회에는 젊은 직원들의
신선한 열정도 필요하지만
경력자들의 노련함도 무척 중요하다.
폭넓은 시각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문제 해결력.
연륜과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는 깊은 통찰력.
축하 파티를 하기로 한 날
아직 오리엔테이션 기간이라 힘들고 지쳤을 언니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버스 정류장에 먼저 나가서 기다렸다.
내가 짠 하고 나타나면 하루 피로가 싹 풀리겠지?
목을 쭈욱 빼고 버스가 올 때마다 기웃거렸다.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고
언니는 우아하게 차에서 내렸다.
카스텔로 디 아마 일 치우소 (Castello di Ama, Il Chiuso) 2018
우리의 축하 파티는 보라빛 세련된 레이블의
예쁜 와인과 함께 시작했다.
연한 루비색의 아름다움
활짝 피어나는 장미를 비롯한 갖가지 꽃 향기
딸기, 라즈베리.. 달콤한 베리류의 향
기분좋은 산미로 치즈, 스테이크, 과일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적당한 달콤함과 함께 우리들의 달콤한 수다 시간
와인을 마시며 풀어낸 이야기 보따리.
다시 워킹맘으로 돌아가려니 너무나 힘들다며
잘 가꾸어 오던 집안일은 다시 엉망으로 돌아가고
쉬었다가 일을 하려니 예전같지 않고
전에 나도 휴직 후 복직했을때 엄청 충격받았었지
생각하니 얼마나 비교할 수 없이 더욱 힘든 시간일까
그럼에도 숨길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척척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내며
열심히 씩씩하게 하루하루 출근하고 있는 언니.
술 한잔 걸치고 언니가 이야기했다.
'자기야, 사실은 나 아까 엄청 감동받았어'
'엥? 그냥 덤덤히 내리시길래 그런줄 몰랐어요.'
'완전 감동받았는데.. 그냥 그런 척 한거야.. ㅎㅎ'
사랑스러운 언니!
슈퍼울트라파워원더우먼
직딩으로의 복귀를 환영하고
무지무지 응원합니다.
빨리빨리 일 해치우소!!
카스텔로 디 아마 일 치우소 (Castello di Ama, Il Chiuso)
종류: 레드와인
생산국: 이탈리아
생산지: Toscana, Siena
품종: Pinot Nero 100%
ALC: 13.5%
구입처: 새마을구판장
가격: 5만원대
피노네로? 생소한데.. 라고 생각했는데 피노누아와 동일한 품종으로 이탈리아에서는 피노네로 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일 치우소(Il Chiuso)는 피노네로를 재배하는 포도밭의 이름으로 부르고뉴 모레이 생 드니의 피노누아 묘목을 가져다가 심었다고 합니다.
어쩌다 보니 프랑스 피노가 아닌, 미국 피노도 아닌 이탈리아 피노부터 소개하게 되었네요. 사실 피노누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비싸고 맛있는 와인으로 유명한 로마네 꽁띠(Romane Conti)로 대표되는 부르고뉴 그랑크뤼 이지요. 고급스럽고 귀족적이고 섬세한 이미지를 가진 고가의 와인. 잔을 비우고 나면 각자의 잔에 작은 꽃밭이 생겨난다고 할만큼 아름다운 꽃향기가 피어오르는 와인이라고 합니다. 와인 사랑의 끝은 피노라고 합니다. 껍질이 얇고 섬세한 이 포도는 떼루아(Terroir)에 민감하고 무척 까다롭기에 오랫동안 부르고뉴 지역만이 유일무이한 산지로 인식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며 그 명성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뉴질랜드, 칠레 및 프랑스의 부르고뉴가 아닌 알자스, 루아르 등지에서도 개성있는 피노를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도 많지는 않지만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생산한다고 하는데 일 치우소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입니다.
키안티 클라시코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인 카스텔로 디 아마에서 만든 피노네로(피노누아)는 1984년 카스텔로 디 아마가 소유한 산 로렌조(San Lorenzo) 빈야드에 부르고뉴에서 들여온 클론을 식재한 것입니다. 남동향에 석회암(limestone)과 진흙, 혈암(shale) 토양의 이 포도밭은 피노 누아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였으며 2009년에 첫 빈티지가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을 보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녀석은 언젠가.. 중요한 일을 딱 해치우고
기분좋게 마셔야지!
그렇게 저장해두고 있다가
축하할만한 일이 생겨 꺼내보게 되었네요.
예쁘고 세련된 레이블 디자인
지극히 주관적으로 제가 선호하는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이면서
특이하게도 이탈리아 피노
이탈리아 피노는 이런 맛이구나..
또 새로운 공부가 됩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항상 노력하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40대 그녀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