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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니 Mar 08. 2023

선셋비치, 하와이

하와이 여행 아홉번째 이야기

파란 하늘 아래, 83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한다.

궁금했던 새우 트럭, 쉬림프 박스. 드디어 갈릭 쉬림프를 맛보러 간다.

유명한 가게들 중 이동 동선상에 있으면서 후기가 괜찮은 곳으로 선택했다.


푸미스(Fumis)

쨍한 파란 바탕에 주황색 새우가 먹음직스럽게 그려져 있는 간판. 우리는 1인 1새우 하겠다며 스파이시 갈릭 두개, 버터 갈릭 두개를 주문했다. 손을 제대로 못 씻을 것 같아서 미리 비닐장갑도 야무지게 준비해 갔다. 최소 3인분의 새우 껍질은 내가 까야 할 것이 예상되므로. 물티슈와 티슈도 넉넉하게 준비. 가게는 작은 컨테이너박스 처럼 생겼는데 뒤쪽으로 야외 테이블이 있어 앉아서 먹을 수 있다. 껍질도 까야하고 은근 바람이 세게 불어 모든게 날아다는 정신없는 상황. 그래도 뭐 이게 여행의 재미지. 새우는 딱 생각했던 사이즈였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새우 여섯마리.

2인 1조로 버터하나 스파이시 하나를 나눠 먹었는데 딱 좋았다. 버터갈릭을 먹다가 느끼하면 스파이시를 먹다가 매우면 다시 버터로. 알맞은 조합. 밥도 함께 나오니 점심식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스파이시가 꽤 맵고 향이 센데 한참 후에도 입이 얼얼했으니 어린 아이들은 조심해야겠다. 매운거 잘 먹는 형님들도 입이 퉁퉁 부어 있었다는. 그래서 우리의 결론은 딱 한 번 맛있게 먹어볼 만한 경험으로.


테즈베이커리(Ted's bakery)

든든히 배를 채웠음에도 지나가는 길에 맛있다는 베이커리가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초콜릿 하우피아 크림 파이(Chocolate Haupia Cream Pie)'를 맛보러. 하우피아는 코코넛 밀크를 베이스로 만든 하와이 전통 디저트라고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맥도날드에서도 애플파이처럼 생긴 하우피아 파이를 파는 것 같다. 첫째날 택시 기사님께서 하와이 가성비 최고인 맥도날드에 꼭 가보라고 하셨는데 못가본 것이 약간 아쉽다. 아침 메뉴에 밥도 나와서 아이들과 가기에 좋다고 하셨었는데.

테즈베이커리는 이름이 베이커리지만 브런치나 런치 메뉴도 유명한 것 같다. 생각보다 작은 가게 규모에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빵도 거의 없어 실망해서 나가려다가 혹시나 해서 '하우피아파이?' 하고 물어보니 왼쪽 냉장고를 가리켰다. 사실 생각했던 비주얼이 아니어서 깜짝 놀람. 냉장고에는 파이와 케익류가 가득 들어있었다. 하와이 전역에 케익을 납품하는 곳이라고. 날도 너무 덥고 배도 부른데 이 느끼하게 생긴 것을 과연 해변에서 먹을 수 있으려나 싶었지만 너무 맛있다니 일 단 두 개 구입. 다행히 아이스박스가 있었기에 잘 담아서 해변에 가져갔다. (결국 우리는 이것을 샥스코브 해변에서 정신없이 흡입했다는)


샥스코브(Shark's Cove)

스노쿨링을 하기 좋다는 샥스코브 비치. 이 동네 주차가 쉽지 않아서 몇 번 왕복 후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간단한 탈의장에서 옷을 갈아입고 해변으로. 탁 트인 해변도 아니고 울퉁불퉁 바위도 많고, 뭐 여기서 수영을 할 수 있나? 반신반의 하며 주춤주춤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우루루. 와 이래서 여기가 스노쿨링 명소구나. 얼른 준비해간 장비를 장착하고 다시 제대로 입수했다.

밀려들어오는 파도가 꽤 센데 바위들로 막혀 있어서 그 안쪽으로는 수족관 처럼 물고기들이 몰려 있다. 물고기들을 이리저리 따라다보니 은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다. 신나게 놀다가 조금 춥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서 해변에서 간식을 먹은 후 정리를 하고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푸드랜드'에 갔다.


푸드랜드(Foodland)

푸드랜드는 식료품을 메인으로 하는 슈퍼마켓으로 하와이 전역에서 볼 수 있다.(라고 하지만 나는 여기서밖에 못 가본듯) 막간을 이용해 잠깐 음료수나 살까 하고 들어갔다가 무스비, 샐러드, 조각 과일 등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포장 음식들이 다양하게 있어서 이것저것 사 봤다. 내일 아침 하나우마베이 가서 먹을 무스비도 사고, 저녁으로 먹을 오렌지 치킨, 샐러드, 그리고 궁금했던 파인애플에 리힝무이 파우더를 뿌린 깍두기 처럼 생긴 음식도 조금 사 보았다. 뭐든지 조금씩 바로 포장할 수 있어서 맘에 들었다. 이 날 저녁은 여기서 구입한 음식들로 테라스에서 간단한 파티를.


선셋비치(Sunset Beach)

어느 덧 해가 질 시간. 근처에 선셋비치가 있어 네비를 찍고 이동했다. 비치에서 다 선셋이 보일텐데 선셋비치라고 뭐가 특별하려나 하면서도, 굳이 이름이 선셋인 이유가 있겠지 하며 찾아 가본다. 사실 이 비치는 선셋도 선셋이지만 전 세계 서퍼들이 모이는 유명한 비치라고 한다. 역시 주차가 힘들어 돌고 돌아 겨우 주차를 하고, 바다까지 들어가 볼 기운도 없어서 해변 밖에서 바라본 풍경.

그리고 드디어 만난 하와이 선셋. 그래 역시 이유가 있었어. 이게 하와이 선셋이지. 딱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바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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