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여행 열한번째 이야기
하와이 여행의 핵심, 72번 국도를 타고 드라이브를 떠난다.
하와이에서 렌트카를 빌려야 하는 이유, 바로 이 해안도로 드라이브 때문이다. 원래 목적지로 생각했던 몇 곳의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금방 휙휙 지나가게 되니 지도를 잘 보면서 가야한다. 아침에 하나우마베이에 갔다가 점심에 맥주까지 한잔 한 나는 조수석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몇 번 놓쳐서 다시 돌아왔다. 그렇게 드라이브를 하다가 만난 곳, 사실 이 곳이 그 곳인지도 몰랐던.
아이들이 잠들어서 차를 잠시 세우고 둘이 내려서 바다를 보는데 풍경이 예사롭지가 않다.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 예쁘게 피어나는 무지개.
할로나 블로우 홀(Halona Blowhole Lookout)
'솟구치는 자연 물기둥'. 이 곳은 바위에서 생긴 구멍으로 바닷물이 솟구쳐 올라오는 곳이다. 단지 파도가 세게 쳐서 바위에 부딪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바닷물이 땅 속으로 유입되어 그 물줄이가 위로 물기둥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마치 분수쇼 처럼 무지개가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하는데 참 예쁘다. 원래 이렇게 물기둥이 생기는 줄 알았더니 파도가 센 날만 생기고 평소에는 분수처럼 작게 뿜어져 나온다고 한다. 우연히 본 풍경인데 운이 좋았나보다. 아래쪽 해변으로 내려가서 놀아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었으나 물놀이에 지친 아이들이 차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왔다. 물놀이 준비를 해 가도 좋을 곳.
마카푸우 전망대(Makapu'u Poin Lookout)
지나가면서 아이들을 깨워서 들러본 마카푸우 전망대. 이 동네 치안이 매우 안좋다고 하여 차에서 내릴 때마다 가방을 신경써서 보관하고 내렸다. 경찰차들이 한 대씩 서 있어서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지긴 했었는데 창문을 열고 물건을 가져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되는 동네라고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는 오아후 섬의 가장 동쪽에 있는 포인트로 마카푸우 등대까지 하이킹하는 코스가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걸을 의지가 1도 없는 상태. 등대까지 가지는 않고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온 것만으로도 좋았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검은산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카일루아 해변공원 Kailua Beach Park
그렇게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면서 카일루아비치 까지 갔다. 사실 해변으로 치면 우리 가족은 이 해변이 가장 마음에 들어 했다. 평화로운 풍경. 잔잔한 바다. 고운 모래. 오후 시간이기도 했고 더 이상 수영할 계획은 없었기에 아이들은 해변에서 비치볼을 갖고 한참 놀았다. 나는 돗자리 펴고 앉아서 잠시 휴식. 물놀이 하는 어린 아가들도 있었고 카약을 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어느덧 하루가 또 가고 이렇게 하와이 여행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으니, 이제 여행하는 날로는 내일 딱 하루가 남았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