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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소소 May 17. 2024

의도적인 멈춤이 필요한 이유

나만의 중심을 잡는다는 것

바쁜 하루 속에 잠시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안다. 어쩌면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어도, 술을 먹고 취해도, 여행을 다녀와도, 값비싼 물건을 샀음에도 고통스러운 삶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면 당신에게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오아시스 모먼트는 그 순간만큼은 나를 최상위의 존재, 가장 소중한 존재로 대하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에게 허용해 주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는, 이번 한 주는 괜찮다며 일에 몰두하기 바쁘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은 나만의 시간을, 더 나아가 나를 소중히 대하지 않는 태도이다. 이러한 결정들이 누적될수록 쉬지 않는 것은 당연시되고, 다시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은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내 삶에 오아시스 모먼트를 가져오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제로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나를 마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의 부끄러운 모습, 결점들을 마주하기 싫어서 도망가고 싶어질 수 있다. 괜히 딴짓을 하고 싶어지고, 휴대폰을 꺼내서 보고 싶어 지는 욕구가 올라오는 등 자꾸만 미루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나만의 시간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유연함, 고요함, 뿌리내리기’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 이 세 가지만 삶에 들인다면 당신은 어디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오아시스 모먼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유연함


메마른 일상에서 나만의 오아시스 모먼트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필요할 땐 언제든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카페가, 집이, 차 안이 오아시스 공간이 될 수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여유로운 산책이, 활동적인 달리기가, 요가를 하는 것이 오아시스 활동이 될 수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10분 만의 호흡 명상으로, 30분 간의 운동으로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나만의 회복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있는 바로 그곳이, 나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이다.


유연함이란 삶의 변화 속에서도 균형을 잡고,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가는 마음의 태도를 말한다. 유연함은 변화 속에서 저항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오도록 도와준다. 유연함의 반대말은 경직성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결코 유지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되 나에게 맞는 것은 취하고, 맞지 않는 것은 버리면 그만이다.



고요함

고요함이란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세상으로부터 벗어난 나만의 성전을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기술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세상의 수많은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 하나면 전 세계의 재미있는 모든 소식을 있는 자리에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내가 원하지 않는 정보까지도 쏟아진다는 것이다. 수많은 광고와 배너가 우리의 주의를 시시각각 뺏어간다. 우리가 의식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의 주의와 관심은 그저 상황에 따라 흘러가기 쉽다.


북적거림의 욕구를 버리고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가져보자. 프랑스 수학자 블레이즈 파스칼은 ‘인류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혼자 방에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생긴다'라고 말했다. 재미있고, 시끄러운 정보들에 관심을 돌리면 우리 내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게 된다. 세상의 잡음을 모두 차단하고, 나의 마음에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핸드폰의 알람을 잠시 꺼보자. 혹은 비행기모드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는 내가 오아시스 모먼트로 들어가는 하나의 리추얼이 되어준다. 스스로에게 지금 나만의 시간을 보내겠다는 의지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타인과의 약속, 회사의 미팅, 수업시간에 집중하듯이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마련해 보자. 연결된 상태에서는 결코 온전한 쉼을 경험하지 못한다.



뿌리내리기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리는 변화 속에서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삶의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을 잡고 뿌리내릴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내면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나에게로 뿌리내리는 것은 주의의 방향을 나에게로 집중하는 것이다. 지금 발생한 감정들이 과거에 나의 어떤 경험을 통해 형성되었는지, 지금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마주하는 것이다.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때 예전보다 잘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앞으로는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재설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삶의 방향을 내가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뿌리내리기란 자기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외부로 향한 시선을 나에게로 가져오자. 삶의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힘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다른 경험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지금의 당신을 만들어왔다.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은 무엇인지,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답을 찾아가며 자기 확신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떠나보자. 수많은 경험 속에서 당신을 지지해 주는 믿음은 어디에서 왔는지, 당신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를 하나씩 발견하고 찾을수록 스스로에게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을 잡고 뿌리내릴 수 있다면, 나에게 고요한 시간을 허락해 줄 수 있다면, 유연한 마음으로 삶의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면, 당신은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삶을 더 신뢰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당신만의 중심을 잡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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