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백설공주는 사과를 먹었을까?
NINA by Nina Ricci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나는 사과 품종이 McIntosh라고 한다. 이 첫 줄에 사람들은 바로 스티브 잡스나 아이폰을 연상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그의 동업자인 스티브 우즈니악은 직원인 제프 라스킨이 권유대로 사명을 Apple로 할 것을 결정했다. 그 이유는 첫째, 영양가 높은 것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연상이 매우 쉽다. 미국 속담 중에 "매일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를 만날 일이 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과일이다. 둘 째, 매우 친근하다. 스티브 잡스는 전자기기가 모든 사람이 다룰 수 있는 평범한 기기처럼 보이길 바랬다. 셋째, A로 시작하기 때문에 전화번호부의 제일 처음에 나오길 원했다. 넷 째, 아이작 뉴튼이 인력을 발견한 것처럼, 세상을 바꿀 신개념을 도입하길 원했다.
그리고 이 펄스널 컴퓨터를 만들 프로젝트 이름을 McIntosh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말로 하면 아사이 품종인데 미국에서 가장 흔하게 키워지는 품종이기도 하다. 즉, 대중성을 가장 염두해 둔 것이 스티브 잡스의 의도였다. 그런데, 음향 회사 중 McIntosh가 있어, Macintosh 즉 발음대로 적는 실수 덕분에 다행히 상표법은 피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매킨토시란 이름은 이 품종을 처음 기른 사람인 존 매킨토시(John McIntosh)의 성을 따서 붙여지게 되었다. 전세계에 사과가 없는 나라는 없다. 잘은 모르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과가 꼭 언급되는 것을 보면 인간은 사과를 꽤 오랫동안 농작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첫 등장은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로 그닥 인류에게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사과는 뉴턴에게도, 스피노자에게도 (세상이 망해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영감을 주었다.
의생명과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과연 이 사과가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하늘아래 안한 연구는 없다고, 사과와 사과관련 생산물과 인간의 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Review Article이 있었다. 내용인 즉슨,
1. 사과 또는 사과원료식품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각종 성인 질환(심혈관 질환, 폐암, 천식, 당뇨병 등)의 유병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었다.
2.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폐기능 개선을 보였다.
3. 폴리페놀 성분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4. 항산화 효과로 노화를 방지한다.
5. 천식을 비롯한 폐기능을 개선한다.
6. 노화를 방지하고 인지 과정을 개선한다.
7. 체중관리에 효과적이다.
8. 뼈 건강에 효과적이다.
거의 만병통치약이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먹었던 과일인 만큼 식품영양학적 정보가 많아서 놀랐다.
우리 집에도 사과 건강설 신봉자가 있다. 엄마는 1년 365일 거의 아침마다 식구들에게 사과 반쪽을 주신다. 아침에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엄마가 내미는 껍질 채 먹는 사과 반 쪽을 나는 거부할 수가 없다. 왠지 사과를 거부하면 엄마의 사랑도 거부하는 것 같아 기꺼이 맛있게 먹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 품종은 피치 애플이다. 새콤하면서 사과 향이 진한 것이 정말 내가 백설 공주가 되어 먹음직스러운 사과를 베어 먹는 느낌이다. 물론 그 사과는 독사과가 아니지만 말이다.
Nina Ricci의 향수 Nina는 병부터 사과 모양을 하고 있다. 엄마가 아침에 주는 사과 반쪽처럼 마냥 달콤하기만 한 향이다. 처음 이 향수는 첫 해외출장을 갔던 동생에게 선물 받았다. 남동생이 과연 이 향을 맡고 누나에게 어울려서 사 준 것인지, 아니면, 모양이 이뻐서 산 건지, 우리는 현실 남매라 가격이 적당해서 산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고마운 마음에 봄에 벛꽃이 많이 피고 기분이 좋을 때는 이 향수를 듬뿍 뿌려 본다.
어쩌면 사과는 가족의 사랑일지도 모른다. 엄마의 사랑, 아빠의 사랑, 동생의 사랑. 너무 달콤해서 봄을 제외한 계절에는 사용하기 모호하지만, 달콤한 사과를 먹은 기분이 하루 종일 든다.
니나리치의 니나Reference:
Hyson DA. A comprehensive review of apples and apple components and their relationship to human health. Adv Nutr. 2011 Sep;2(5):408-20. doi: 10.3945/an.111.000513. Epub 2011 Sep 6. PMID: 22332082; PMCID: PMC31835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