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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Apr 15. 2023

15편 : 컵라면, 우리는 이 음식을 왜 좋아할까?

컵라면, 라면과 쌍벽을 이루는 우리에게 희로애락의 음식이다.

작은 모양, 큰 모양 이걸 구입해서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린다. 이 3분을 버티지 못하고 덮어 놓은 뚜껑을 열거나 포장 껍질을 여러 번 확인한다. 그래도 다시 불안하면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덜 익은 딱딱한 그것을 먹는다. 이 정도면 다들 인지했을 것이다. 컵라면이다.


필자는 남녀노소 다 먹어봤을 컵라면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현재 21세기, 하루하루가 바쁘다 못해 아까워서 밥 한 끼 못 먹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컵라면의 고귀함은 우리 모두가 찬사를 보내줘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컵라면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다.


우리가 컵라면을 먹는 부류는 대략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식사용이다. 밥 한 끼 먹기 힘든 시점에 꼭 배를 채우기 위해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서 구입을 하고 뜨거운 물과 함께 3~5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 익은 면발과 수프와 건더기 속에 조화로운 국물까지 들어가면 배고픔이 즐거움으로 바뀌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 배부름으로 바뀐다. 밥 먹는 대신 이거라도 먹는다면야 천만다행일 지도 모른다. 그만큼 현대인에게 밥 대신 컵라면의 존재감은 위대할 지도 모른다.


다음으로는 간식용이다. 말 그대로 과자나 사탕 같이 먹는 것이다. 배는 고픈데 밥을 먹자니 애매한 부류, 그래서 과자 대신 이거라도 먹어서 저녁 전까지 기다리는 뭐라 할까 보충식량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간식이다 보니 매일 먹는 사람. 가끔씩 먹는 사람 등등 다양할 지도 모른다. 그만큼 부담이 적다는 방증일 수도 있으니, 간식으로 먹어서 순간의 배고픔을 충족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감정적인 컵라면 섭취이다. 힘들고, 지치고, 슬프고 등등 본인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발생하는 부족함을 컵라면으로 먹어서 만족감을 얻는 점이다. 요즘 영상이나 이미지를 보면 대개 이 상태에서 컵라면을 먹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만큼 컵라면이 우리의 감정을 자극시키는 음식인 것이다. 희로애락이라는 4가지의 감성 속에 먹는 컵라면. 우리가 그것을 먹을 때마다 어느 누가 그 감정을 이해하겠는가? 컵라면이야말로 감정을 대변해 주는 음식일 지도 모른다.


3가지 분류를 통해 컵라면은 단순히 음식으로써의 기능뿐 아니라 우리의 삶도 대변해 주는 음식이다. 라면과 별 차이가 없다. 사실, 라면이나 컵라면이나 뜨거운 물과 자신의 레시피, 그리고 물 조절과 뜨거운 국물의 맛 조절 등은 다들 공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라면과 컵라면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것은 바로 장소이다.


장소....... 밖에서 우리가 봉지라면을 먹을 수 있는가? 굳이 생라면처럼 수프 넣어서 먹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컵라면을 먹는 게 당연하다. 물을 끓이는 장비도 없고, 그릇도 없으니 어찌 보면 라면의 불편함을 컵라면이 커버해서 지금까지도 사랑하고 있는 음식이 되었다. 그 장소가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이유는 컵라면은 어느 장소든지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리함의 대명사로 불릴 수밖에 없다. 앞에서 말한 뜨거운 물과 3~5분의 인내심만 갖추어졌다면 만사 오케이이다. 


그러나 컵라면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영양가 부족과 건강의 문제이다.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점에서 뒤따라오는 부실과 부족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먹는다는 것은 우리의 몸을 상하게 만들 수 있다. 사실, 자취생이나 바쁜 사람들은 밥 먹을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기에 컵라면이라도 먹어서 하루 보내자라는 마인드가 강하다. 그래서 한 번 두 번 먹는 컵라면이 매일매일 먹게 되고, 결국 위장병이나 기타 병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간단하게 때우고, 운동도 안 하고, 시간에 따른 스트레스에 몸은 점점 상하게 된다.


컵라면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것을 잘 먹어야 한다. 다시 말해, 조절해서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습관이라는 이 2글자가 참 어렵다. 한번 맛들이 컵라면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유혹도 못 이기면 건강은 어찌 책임지겠는가? 한번 잃은 건강 다시 회복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컵라면은 아주 맛있고, 우리에게 사랑받는 식품이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단순히 컵라면 섭취에서 벗어나 각종 요리법까지 나오는 등 그 위세가 놀랍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나치면 곤란하다. 불가피하게 먹는 경우를 제외하면, 간식처럼 먹거나 밥으로 생각해 먹는다면 큰 문제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뭐든지 적당하면 최고이다. 컵라면도 적당하면 최고이니 말이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마트를 항상 가면 진열대에 봉지라면과 함께 우리의 시선을 빠져들게 한다. 컵라면은 말은 없지만, 포장지에 이미지화된 라면 모습과 얼큰한 국물 색깔 등등이 우리의 주린 배를 채우고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기다림 속에 어느 누군가가 손으로 집어서 돈을 내고 어느 집에서 뜨거운 물과 함께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해 익게 만들고, 일품의 맛으로 변화시키는 컵라면. 정말 행복하지 않은가? 그 적당함 속에 행복이 묻어나는 컵라면 1개를 보며 필자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듯이 마트와 편의점으로 걸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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