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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ee Shyn Jul 26. 2019

느리지만 한걸음 씩

매일 노력하지만 변화를 느끼지 못해 좌절하는 그대에게

나는 참 평범한 사람이지.
 
그러나 나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세월을 흘려 보내며,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버티기만 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

아주 조금씩이라도
좀 더 멋진 사람이 되어
더 많은 인생의 기쁜 순간들을
느끼고 싶어.

그러나
다시 내 발끝과 코 앞을 바라보면

나의 매일의 일상은
사실 틈도 없고 엉망진창이야.

그래도 뭔가 달라지고 싶어.
조금이라도 어제와 다른 오늘을
느끼며 살고 싶어.
고단한 매일이어도,
희망을 느끼는 하루하루를
살 수 있다면...

그러려면, 나는 먹고 살고 버티는
내 눈코앞의 일상 속에서도

내일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나기 위한
작은 노력들을 기울여야 해.

물론 매일 뭔가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도
당장 내일에 느끼는
내 스스로의 모습은
달라진게 없어 보일지 몰라.
인정, 인정, 인정!

하지만 누군가 말했지,
첫 변화와 조우하기 위해선
노력도 중요하지만,
긴 기다림을 이길 수 있는
인내의 미덕이 필요하다고.

나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고
매일 먹고 사는데도
시간이 부족하고,
사실은 소위 성공한 사람들처럼,
밀도있는 노력을 할
능력도 근성도 부족해.

하지만 분명한것 하나는
나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맞이하고 싶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희망의 날들을 살고 싶다는 것..


어느 지친 날, 제가 일기장에 썼던 메모에요.


아시다시피 저는 3년차 다이어터입니다.

그러나 많은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이상적인 몸매를 가지진 못했어요.

주말을 제외한 매일 꾸준히 하루 30분 이상씩 운동하고, 매일 코치님과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며 건강하게 먹으려 노력함에도 불구하고요. 어느 수준에 도달한 체중은 꿈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어디가서 크게 자랑할만한 체중이나 체형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부끄럽지도 않지만요.


심지어 제 옆자리 후배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지 않지만, 먹는 것만을 조금 조절했는데도 몇 주 사이 2-3킬로그람이 빠졌다고 자랑 합니다. 저는 매일 땀을 뚝뚝 흘리면서 런닝머신을 타고 있지만 제 체중은 꿈쩍을 하지 않는데 말이지요. 심지어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 친구가 '너 참 미련하구나'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속상한 마음을 나름 마흔 다섯의 '나이 탓', 아이를 낳았던 '출산의 경험 탓' 핑계를 대며 위로하고, 속으로 '얼렁 요요나 와라~'라고 악담을 할 때도 많아요. 저도 못난 생각들을 참 많이도 합니다.


가끔은 내 노력이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아 좌절할 때가 많습니다.

 

다이어트, 어학공부, 악기 다루기, 새로운 운동 마스터하기 등등.

이런 것들의 특징은 첫째, 안해도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둘째, 결과를 보기까지 적게는 6개월 많게는 몇년의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결과에 도달하고 나서 중단하면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뒤로 후퇴한다. 즉 아니함만 못하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저는 지금 2가지를 위한 노력을 매일 이어가고 있어요. 주 5일은 매일 30분 이상씩 땀이 나게 운동을 하고 있고, 주 5일 전화영어를 하고 있고, 매일 한시간씩 TED나 미국드라마를 보며 듣기를 익히고, 매일 영문 에세이 첨삭수업을 받고 있어요. 운동과 다이어트는 2년 가까이 해 오고 있고, 영어공부는 6개월째 하고 있어요.


매일 초등학교 5학년의 딸- 케어도 해야 하는데, 뭔가 공부도 시켜야하는- 을 키우며, 회사에 나가 한 서비스를 책임져야 하고, 집안살림도 해야 하는 저로서는, 정말 주중엔 분단위로 계획하며 쓰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나름의 고단한 일정을 살고 있어요.


그래서 가끔 많이 지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번아웃 증상 비슷한 것도 왔었고요.

그러나 제 경우를 돌이켜 보면 번아웃의 원인은 육체적인 고단함이 아니었어요.

'이렇게 노력하는데 뭐가 잘못된 걸까? 나 지금 엉뚱한데로 달리고 있는 거 아니니? 지금 나 바보짓 하고 있나봐.'라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수많은 순간들과, 어제와 다름 없어 보이는 오늘, 그리고 오늘과 다름 없을 것만 같은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걷는 남자 하정우 책 중 한 문구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저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시간을 넘지 못해 수 많은 배추?! '포기(give-up)'를 심었던 연속된  나날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일본어 회화도 포기했고, 취미로 제대로 해 보려던 목공도 포기했고, 기타 배우기, 조리사자격증 시험준비도 포기했었답니다. 지금 다시 시작한 영어공부도 사실 수 많은 포기 끝에 애매~한 수준이 되어, 그래도 제대로 다시한번 해보자 마음먹어 이제 반년째 접어든 것이고요. 그렇게 저의 여러 파편화 된 “나름”의 노력들은 서서히 사라지는 거품처럼 방치되고 또 사라졌던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스스로를 칭찬할만한 그 어떤 이미지에 근접하는, “변화”?! “진화?”를 방해하는 무언가는 다름아닌 저의 “조급함”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멀리 나와 동떨어진 어떤 이상향과 비교하기에, 내 스스로의 모습은 나름의 노력을 한다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에, 내가 아둥바둥해도 절대 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던 노력을 중단하고 스스로를 힐링한다는 명목하에 포기하게 된 것.


최근엔 그래도 아주 작은 "STEP 1 complete" 정도의 결과를 조금씩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눔코치를 통해 일반인 모델 데뷔?!를 하게 된것, 저와 같은 다이어트 분들에게 작은 제 경험을 강의로 소개하게 된 것, 몸무게는 그대로지만 인바디 그래프의 근육량이 처음으로 중간 '이상' 범위로 넘어가게 된 것... 이제 더이상 L 사이즈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것...


외국 파트너나 선생님과 이야기 해도 겁먹지 않게 된것. 파편같았던 영어 단어들과 문장 복문이 조금씩 모양을 갖추어 입에 붙어가게 된것.. 안 들리던 미드자막이 이젠 눈앞에 영문 텍스트를 누군가 스크립트로 쳐 주듯이 들리게 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여전히 저는 제가 생각하는 목표에서 많이 동떨어져 있고, 여전히 어제에 비해 오늘은 달라진게 없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저는 자벌레처럼 한뼘씩 움직이고는 있다는 것은 이젠 조금은 알것만 같습니다.


물론 노력의 밀도를 더더 높여, 빠른 시간내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도 있고, 이것을 비난할 의도는 조금도 없습니다. 오히려 존경! 합니다. 그 많은 집중을 하기 위해 얼마나 큰 에너지를 쏟아야 만 했을지, 그 압박은 얼마나 컸을지도 이해해요.


그러나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목적'만 생각하고 빠르게 만들어 낸 결과는, 그만큼 오래 지켜내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몸의 관성의 법칙?(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버리려는)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우리를 압도할 때가 많거든요.


일단 레고레고~ 귀찮아도 좀만 더 뛰자고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다짐해 봅니다. 매일매일 귀찮고 힘든 순간마다.


그냥 일단 레고레고(Let's go!) 가보자고. 그냥 포기만 하지 말자고. 중간에 포기되도 다시 일어나자고.

포기하고 다시 일어나는 순간부터 내 모습은 이미 위너(winner)라고. 오늘도 티도 안나는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너는, 남들이 뭐라고 미련하게 봐도 이 구역의 제일 멋진 '똘아이'라고...


하지만 공평하신 신께서는 우리에게 오랜 기간 후 작은 선물들을 하나씩 떨구어 주신다는 것을 믿어 보아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맞이할 수 있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행복한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다고요.




제가 사실은 최근 번아웃을 겪은 이유로 브런치 에세이 쓰기를 잠시 멈췄었어요.

앞으로 더 부지런히 건강과 삶에 대한 에세이를 이어가도록 하겠어요. 제가 도움을 받는 전문 코치님들과 전문가 멘토님을 통해 얻게된 정보들도 열심히 나누고, 그와 더불어 평범한 사람이지만, 자벌레 같이 손톱만큼씩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저의 일상과 생각들도 나눌께요. 제가 글을 쓰지 않았던 동안도 구독을 추가해 주시고,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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