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연금술> 김선우
오랜만에 쓰는 편지네.
우리의 편지가 뜸해진 이유가 뭘까?
엄마가 시로 편지를 쓰기 시작한 이유가 지효가 잘 때 불안해서였었지.
그런데 요즘에는 지효가 잠을 아주 잘 자서 편지가 뜸해졌나 봐.
너무 좋은 일이야! :)
편지는 뜸해졌지만 우리는 새롭게 긍정확언을 쓰면서 짧은 쪽지를 주고받고 있잖아.
우리 편지는 ‘불안을 다스리는 시 이야기’에서 ‘긍정의 하루를 여는 쪽지’로 자연스럽게 옮겨간 것 같아.
영화에서 주인공이 어둠을 지나 희망의 장면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국어 선생님이 쓴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이라는 책이 있어.
삶에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어울리는 시로 들려주셔.
아침에 그 책에 나온 시를 읽다가, 주말에 지효가 갑자기 엉엉 울었던 장면이 떠올랐어.
엄마 핸드폰에 있는 아기 때 영상과 사진을 보며 울면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말했지.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애기 때가 너무 행복해 보여. 애기 때 더 많이 사랑받은 것 같아.”라고 했을 때,
엄마는 속으로 ‘엄마의 성공’이라고 생각했어. :)
지금은 지효가 많이 커서, 엄마아빠의 손길이나 표현이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겠구나 싶어.
지효가 생각보다 많이 울어서 엄마 마음도 조금 아팠고
지효가 느끼는 슬픔에 대해 생각해 봤어.
그러다 이 시를 만났네.
우리가 슬플 때 눈물을 열심히 흘려야 하는 이유가
<눈물의 연금술>이라는 시에 나와있어.
연금술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어?
이집트에서 시작됐는데 구리나 납 같은 비금속을 금이나 은처럼 귀중한 보석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대.
눈물의 연금술 이라니 무슨 의미일까?
눈물을 금이나 은으로 바꾼다는 걸까?
읽어보자 ^^
그 돌은 작은 모래 한 알로부터 자라났다
눈물이라는
모래 한알로부터
살다 보면 틀림없이 닥치는 어느 날
서둘러 눈물을 닦아 말려버리지 않고
머리와 심장 사이에 눈물의 대장간을 만든 이들이
그 돌을 가지고 있다
거래를 위한 셈법이 없는 문장들로
눈물을 벼려 담금질한 이들만이
투명하게 빛나는 돌을
손안에 쥔다
자신과 세상을 지킬 눈물의 돌
체념으로 증발하지 않는
아름다운 모서리를 가진 돌을
느낌이 어때? 지효가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는 이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어. 마음으로.
이 시인은 눈물이 흐르면 서둘러 닦아서 말리지도 않을 거래.
그럼 그 눈물을 어떻게 한대?
담금질은 불에 달군 금속을 차가운 물에 담가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야.
눈물의 대장간에서 눈물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 담금질을 한다는 거네.
이 과정을 잘 겪어내면 나와 세상을 지키는 '투명하게 빛나는 돌'을 얻는다고 말하고 있어.
지효는 시인의 이 생각에 동의하니? 이유는?
누구나 눈물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해서 참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엄마도 그렇고..
그런데 그러지 말아야겠어. 슬플 때는 참지 말고 눈물을 열심히 흘려야겠어.
괴로워서 흘린 눈물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니. 눈물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구나.
눈물의 담금질 뒤에는 빛나고 아름다운 돌을 얻게 되니까. 그 돌은 아마 희망이겠지? ^^
(지효는 그 돌을 뭐라고 이름 붙이고 싶어?)
엄마는 희망을 좋아해. 누군가는 희망이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희망 없이 사는 건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희망은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진다는 믿음이고, 믿으면 그렇게 행동할 것이고, 행동하면 실제로 나아지니까.
지효야.
우리가 하는 생각은 스스로 선택하는 거야.
슬플때 우리가 느끼는 것은 슬픔이라는 감정이지만, 생각은 희망으로 가득 채우자.
생각과 감정은 다르거든.
일단 열심히 울고, 운 다음에 하는 생각과 행동은 희망과 긍정의 방향을 향하는 거야.
열심히 흘린 눈물이 빛나는 돌이 돼서 걸어가는 길을 비춰주지 않을까.
사실 그런데 좋은 생각을 계속 붙잡는 건 어려워.
그래서 엄마는 매일 좋은 글을 읽고, 좋은 생각을 ‘먹으려고’ 해.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어 몸을 건강하게 하듯, 좋은 글은 마음과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영양분이니까.
지효야, 이렇게 엄마의 생각을 편지로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언제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