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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솔웅 Jan 03. 2023

성베드로 대성당

2012년 8월 18일

부르 드 푸르 광장에서 로텔-드-빌 길Rue de l'Hôtel-de-Ville을 따라 돌아가면 큰 광장에 들어선 성베드로 대성당St. Pierre Cathedral이 나타난다. 굉장히 웅장한 건축물이다. 제네바 구시가지 한복판인 라 타코네리 광장Place de la Taconnerie에 위치한 성베드로 대성당은 1160년에서 1252년에 지어졌다. 이곳에는 로마 시대의 건축물이 바실리카basilica가 6세기부터 자리하고 있었다. 1535년 제네바가 개혁을 받아들이면서 대성당 내부가 철거되었는데, 성당 안의 제단과 모든 조각상 그리고 대부분의 벽화가 이때 훼손되었다. 다행히 설교자의 단상이 있는 기둥 위의 그림들은 보존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이 성당은 고대부터 고딕까지의 건축양식을 모두 가지고 있다. 로마네스크 고딕Romanesque-Gothic 양식의 교회에 네오클래식neoclassic 파사드를 가지고 있다. 그리스식 기둥들은 높은 현관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이런 포르티코portico를 추가한 파사드는 제네바에서 있었던 개혁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길목 한구석에는 교회로부터 고개를 돌린 채 슬피 울고 있는 예레미야Jeremiah의 조각상이 세워졌다. 예레미야는 눈물의 선지자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이런 제네바의 지적 개혁만 내세우고 신앙 개혁을 언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시위인지도 모르겠다.



성베드로 대성당 옆에는 소강당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 노트르담-라-뇌브 예배당Notre-Dame-la-Neuve Chapel이라 불리는 이 강당은 개신교 개혁에 아주 중요한 장소였다. 이곳은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 뿐만 아니라 테오도르 베자Théodore de Bèze (1519-1605)와 스코틀랜드에서 온 존 녹스John Knox (c.1514-1572)와 같은 신학자에게도 중요한 곳이었다. 15세기에 지어진 이곳은 5세기 때부터 종교 시설로 사용되었다. 제네바에 개혁이 있었던 1536년부터 이곳에서 존 칼빈은 이곳에서 개혁 신앙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고, 매일 아침에는 성경 공부가 이뤄졌다. 그리고 1559년 이곳에서 제네바 대학교Université de Genève의 전신인 신학원이 시작되었다.


제네바가 개혁을 받아들이자 제네바에는 박해받던 개신교도 난민들이 전 유럽에서 몰려왔다. 칼빈은 이곳에서 그들이 그들의 언어로 예배할 수 있게 했다. 스코틀랜드 개혁가 존 녹스가 1550년대 제네바로 추방되었을 때 여기서 영어권 난민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했고 스코틀랜드 개혁을 준비했다. 또 이탈리아 발도파Waldensian 교도, 네덜란드 개혁 교도, 스코틀랜드 장로 교도 등 개신교도 난민들에 의해 사용되었다. 제네바는 여러 난민들을 받아드리며 이미 국제적인 교육의 장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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