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재건축 투자 결심
Part1. (1년차) 투자 초반. '새싹 조합원'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를 명확히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중급 이상의 부동산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 이 글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글은 전문적인 부동산 투자 전략이나 재개발, 재건축 성공 방정식을 알려주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점은 뭘까?
<주택 재개발 사업>
: 정비기간시설이 열악하고 노후* 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
<주택 재건축 사업>
: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 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
눈치 챘는가? 재건축과 재개발의 핵심적인 차이는 바로 밑줄 친 정비기반 시설에 상태다.
그럼 정비기간시설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정비기간시설은 도로, 상하수도, 공동구, 공원, 공용 주차장, 녹지, 하천 공공용지, 관장, 소방용수시설, 비상대피시설, 가스공급시설, 지역난방시설 및 공동 이용시설을 말한다.
쉽게 말해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은 도로, 학교, 소방, 가스, 난방 등 기본 인프라 자체가 열악해 주거지와 함께 정비기반시설들을 새로 만들어야 함을 의미하고, 정비기반시설이 양호하다는 것은 그래도 기본 인프라는 갖춰져 있어 낡은 주거지만 새 것으로 개선하면 된다는 의미다.
집 뿐만 아니라 주변 시설 확충도 같이 필요한 재개발이 재건축에 규모면에서 더 큰 개념이다. 재건축은 보통 5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 단지들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 더 쉽게 설명하면 재건축은 집만 다시 집는 것이고, 재개발은 집과 동네 전체를 새로 바꾸는 것이다. 전체보다 부분만 바꾸는 재건축이 개념적으로 규모가 작으니 통상 사업시행 속도가 빠르다.
재건축은 1) 조합 설립인가, 2) 사업시행인가, 3) 관리처분인가, 4) 착공의 커다란 4개의 태산을 무사히 통과해야 하고, 각 단계마다 자잘한 봉우리들도 잘 넘어야 마침내 고지에 다다를 수 있다.
당연히, 초기에 진입한 원년멤버 일수록 성과가 가장 클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도 크고, 인내해야 하는 시간 또한 족히 10년 이상 걸린다. 나처럼 중간에 합류하면 리스크와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죽을 똥 살 똥 남은 고비들을 넘겨 봤자, 인내의 결실이 생각보다 작을 수도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완주를 포기하고 중도하차, 즉 과감히 Exit(탈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재건축 투자라는 결심 뒤에는 부모님의 재개발 투자 경험도 한몫 했다. 내 부모님은 소위 ‘1세대 신도시’에 터를 잡으셨다. 이미 3기, 4기 신도시까지 줄줄이 등장하던 시점에 이제는 ‘올드 타운’이 되어버린 1세대 신도시들은 때마침 곳곳에서 본격적인 재건축, 재개발 붐이 한창이었다.
물론, 과거의 눈부신 영광은 조금 빛이 바랬지만 그래도 1기 신도시들은 서울과 맞닿은 ‘입지’라는 결정적 장점이 여전했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입지’ 임을 감안했을 때,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20년 전, 지방에서 상경한 부모님은 ‘곧’ 엄청난 대단지 아파트로 거듭날꺼라고 침을 튀기던 복덕방 할아버지의 말을 믿고 재개발 구역의 아파트에 터를 잡으셨다. ‘곧’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꼬박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시간동안 속된 말로 ‘존버’하셔서 마침내 새 아파트 입주권을 따낸 우리 부모님은, 적당한 시점에 프리미엄(일명 ’P(피)’)이 붙은 입주권을 매도하여 수익을 실현 한 뒤 이를 노후 자금삼아 고향으로 낙향하셨다. 소위 ‘재개발 경력직’ 이었던 부모님은 내게도 재개발보다는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재건축 투자를 권하셨다.
낯설기만 한 서울 대신, 오래 살아 익숙한 1기 신도시의 입지적 장점, 재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해본 부모님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 결정적으로 신축 아파트 매수는 택도 없는 적은 종잣돈.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물려 나는 겁도 없이 재건축이라는 열차에 성큼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