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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서린 Dec 10. 2024

20점 맞는 학생이라 생각하자


아이 숙제를 봐주다가 알려줄 것이 있어 얘기해줬을 때, 한 에 이해하지 못하거나 내가 해준 말은 생각도 안 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진다.



예전에 수학 내신 20점 맞는 고등학생을 가르쳤을 때도 몇 번이고 이해할 때까지 차분히 설명을 잘해줬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자식한테는 그게 안 되는 것이다.


꽤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서 한두 번 말하면 뭐든지 다 이해할 거라고 기대했나 보다. 그런데 그 기대에 못 미치니까 나도 모르게 '왜 이걸 이해 못 하지?'하고 언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럼 안되는데 말이다.


국영수사과 모두 20점 맞는 학생이라 생각하고 아무런 기대 없이 자식을 가르쳐야 하는데...

덩그러니 천장만 보고 누워있던 아기가 뒤집기에 처음 성공했을 때, 경사라도 난 듯 소리치며 좋아하고 칭찬해줬던 그때를 생각해야 하는데...



나는 공부로 자식을 괴롭히는 부모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게 될지 모르겠다. 안될까 봐 조금 걱정된다.



그리고 나에게 한 번도 공부하라고 스트레스 주지 않으셨던 부모님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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