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나를 포함해서 3남매를 어떻게 키우셨을까.
나는 0자 다리다. 우리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이 어릴 때 업어 키워서, 언니랑 같은 유모차에 같이 태워서, 다리를 조금 더 마사지 해주지 않아서, 다리 교정기를 해 주지 않아서 다리가 휘었나 하면서 미안해하셨다.
그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알겠다. 아이들의 기침 한번, 어디가 아프다는 말 한 번이 그렇게 아리고 미안하고, 내 탓 같고 말이다.
둘째 기침이 잘 낫지 않는다. 계속 병원에 데리고 다니고, 큰 병원 가서 엑스레이와 폐기능 검사도 해보고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는데,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계속 기침을 한다. 기침을 할 때마다 내 가슴도 함께 내려앉는다. 뭔가 내가 못해준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첫째 유치가 빠지고 난 영구치가 자리를 잘못 잡았다. 학교에서 하는 치과 검진을 다녀왔더니 교정 이야기를 한다. 유치라도 다 나고 교정을 해야지, 무슨 벌써 교정이냐 싶어서 아이를 데리고 동네 다른 치과를 한 번 더 다녀왔더니 교정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 '영구치야~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와라' 교정 없이 이가 가지런해지면 참 좋을 텐데 싶지만, 이 또한 미리 영구치가 나오는 걸 보지 못한 엄마의 잘못 같기도 해서 마음이 무겁다.
남편도 계속 여기저기 아프단다. 어제 애들 재우고 일찍 같이 잠들었는데, 아침에 보니 어깨에 파스가 떡 하니 붙어있다. 나도 없는데, 혼자서 붙이기 힘들었을 텐데 마음이 짠하다.
나만 안 아프면 될 줄 알았는데...
가족들은 안 아프면 좋겠다.
일상을 별일 없이 살아내는 게 아무리 봐도 정말 너무나 대단한 일이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참 없는데, 다 내 탓 같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그렇게 미안해하셨구나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건강하자. 가족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그렇게 이번 여름 잘 지내보자고.
오전에 걷기 운동도 하고, 도서관도 다녀오고, 첫째 데리고 치과 다녀오고, 둘째 하원 마중도 다녀왔더니 오늘 7800보 걸었다고 핸드폰 만보기가 알려준다.
그래, 부지런히 걸어 다닌 나도 오늘 많이 애썼다고 쓰담쓰담 토닥여 본다.
'별 거 안 했다고 자책하지 마. 그냥 오늘 하루 이렇게 많은 일들을 별일 없이 해 낸 건 대단한 거야.' 나에게도 위로해 본다.
그리고, 기도해 본다.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활짝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