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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귀한 선물

-엄마 생일 선물 받았다!

by 행복반 홍교사

이번 달 생일인 나를 위해 아이들이 어제 선물을 사서 주었다.


이번 엄마 생일에는 엄마 선물을 직접 준비하겠다면서 야심 차게 모아놓은 동전들을 꺼내는 고사리 손들이 참 귀여웠다. 나름 엄마에게는 비밀로 하겠다면서 엄마 몰래 가겠다는 아이들.


예전에 우리 엄마한테 선물을 사드린다고 하면 매번 "마음만 받을게~"하시면서 굳이 드리는 선물을 바꾸셨던 엄마. 물론 딸의 재정 상태를 생각해 주시는 그 마음은 너무나 알겠지만 어차피 샀는데 받으셨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었다.


'마음만 받을게'의 그 '마음'은 표현하는 거까지임을.. 자식의 마음이었다가 부모가 되어 보니 정확히 알겠다.

어떻든지 간에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물건을 고르고 정성껏 주는 그 행위 자체가 마음에 포함되는 거니까. 그것을 받아야 주는 사람도 너무나 기쁨이 될 테니까 말이다. 선물한 사람의 기쁨까지 빼앗지 않으려면 누구보다 기쁘고 감사하게 받으면 되는 것을 이제는 안다.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직 세상을 많이 살지 않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아직은 그리 익숙하지 않을 텐데, 선물을 주어 보는 경험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내 도움으로 누군가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만족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아이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무언갈 주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선물을 받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주는 사람도 굉장히 멋있는 사람,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지금 나는 우리 둘째가 준 마스크 팩을 붙이고 글을 쓰고 있다.

내 얼굴을 촉촉하게 해 줄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하고, 나를 생각하면서 선물을 골랐을 우리 첫째, 둘째의 모습이 떠올라 또 행복해진다.


귀하고 귀한 선물.

너희 돈을 탈탈 털어서 엄마를 생각하면서 사준 선물들.


첫째의 볼펜, 포스트잇, 시간이 지나면 지워진다는 펜.

둘째의 마스크팩과 아이패치, 카드지갑.


엄마가 너무나 소중하게 받았어. 이번 생일은 너희 덕분에 잊지 못할 행복한 생일이야.

고마워. 아들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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