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까지 온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여기 저기 민폐 상황에 처할 때, 그 때마다 긍휼의 눈으로, 도움의 손길로 지켜주던 많은 주변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인사를 정성껏 하는 편이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이 분들이 참 감사한 이유이다.
버스 기사님, 아파트 경비 아저씨, 아이들 학교 보안관님, 동네 마트 점원분, 배달 기사님, 이웃집 어른들, 아이들 학교와 학원 선생님.
남편은 신혼 초에 나에게 왜 그렇게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를 하냐고 했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친하지 않은)사람에게도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는 모습에 (나를 얕볼거라고)못마땅했던 것 같다. 그러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남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고민했다.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누구든지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내 표현인데 말이다. 나는 원래 그랬다고, 당신을 만나기 훨씬 전부터도 그렇게 정성스럽게 인사했다고 말해도, 그 서사를 알지 못하는 신혼 초 남편을 이해시키기 어려웠다.
나는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다. 말을 재미있고, 조리있게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과 빨리 친해지던데 나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잔뜩 긴장을 하는 통에 나란 사람을 10분의 1도 잘 보이지 못한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 한 명, 한 명에 대해 진심으로 대한다.
외모, 능력, 돈, 나이에 따른 연륜을 가진 정도에 따라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이기 소중하다. 그래서 아이들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모든 아이들도 그 자체로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도 함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미숙한 존재라고 느끼는 순간 나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고,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아이들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있는 존재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반대로 그렇기에 어디에 있든지, 누구와 있더라도 나도 존재만으로도 소중하고 가치롭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나야, 너는 존재만으로도 사랑스러워. 쫄지마~~!'
내가 나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