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칠순 기념

by 마리혜

카톡.카톡.

연신 톡톡거리며 SNS를 두드리는 소리에 삼남매의 대화가 들썩들썩 한다. 남편이 일흔 번째 특별한 생일을 맞았다. 기쁜 날이고 축하하는 날은 맞는데, 아이들은 아빠의 생일이 가까울수록 설렘과 체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설렘의 자리는, 아빠가 만족하고 웃음 만발할 포인트를 찾아서 삼남매가 머리를 맞댄 끝에 선물을 결정했을 때이고. 체념의 자리는 선물도 괜찮다, 여행도 괜찮다며 극구 사양하는 이른바 감성보다 이성의 우세함이 크기 때문이다.


원래 성품이, 어른 대접 받겠다고 아이들이 무리하게 시간을 내서 먼길을 달려오는 것도 마땅치 않게 여긴다. 매년 돌아오는 생일을 특별하게 챙기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리는 아빠이다. 아이들의 무리한 시간과 경비는 불편함만 초래할 뿐 부모에게 도움이 아니라 걱정을 끼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남편은 삼남매와 모여 식사할 때도 먼저 지갑을 연다. 아이들이 효도를 실천하려고 하는 마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내가 힘없을 때 맛난 거 많이 사줘.”라며 말리는 아빠만의 사랑법이다.


그 뜻을 이해하는 삼남매는 아빠의 진심을 알기에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옆에서 기웃기웃 하다가 남편이 거부한 선물의 만족 포인트는 엉뚱하게 내가 더 컸다. 칠순 선물을 기어코 거부하는 통에 하얗게 물거품 될지도 모를 실망감에 나는 보이지 않게 투덜투덜 거렸다.


멀찌감치에서 딸이 보내는 까르륵 대는 웃음 소리에 흠짓 놀라 찌릿했다. 자식 생각하는 남편 속내와 상관없이 너무 티를 내버려서 부끄러웠다.


그래도 좋다. 선물이면 어떻고, 선물이 아니면 또 어떻고. 삼남매가 머리 짜내어 부모를 위해 마음을 모은 것만해도 더없이 큰 선물인 것을. 삼남매, 나의 사랑하는 딸들과 아들은 이미 우리에게 선물이지. 사랑한다.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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