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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자화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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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포 Apr 23. 2023

선택

선택과 죽은 가능성들

#. 인생


人生은 불확실성이 확실성으로 가는 여정이다.

(인생 : 불확실성 -> 확실성)


불분명한 것, 불확실한 것들이

점점 명확해지고 확실해진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불확실성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확실성은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

人生은 점차로 가능성이 좁아져 가는 여정이다.


이러한 양면성은 참 재미있다.

人生에는 채워져 가야 할 빈 그릇들이 여럿 있다.

그 그룻에 어떠한 것이 채워질지는 미리 알 수 없다.


人生을 마친 후에 그 그릇들은 무언가로 채워진다.

그때에는 만족감과 동시에 상실감을 느낄런지도 모른다. (가능성의 상실감을…)


혹시 지금 그릇에 무엇인가 채워져 있다고 하더라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말자.


나의 다이어리에 적은 글



  #. 욕심


오늘 나는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다.

너무 많은 곳에 가려 한다.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려 한다.

너무 많은 책을 읽으려 하며,

너무 많은 음악을 들으려 하고,

너무 많은 영화를 보려고 한다.


너무 많은 영화를 보면

한 편의 영화도 깊이 있게 볼 수 없으며,

너무 많은 음악을 들으면

하나의 곡도 깊이 있게 들을 수 없고,

너무 많은 책을 읽으면

한 가지 생각도 제대로 마음에 쌓이지 않는다.


너무 많은 곳에 간다면

한 곳도 제대로 누릴 수 없고,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다면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난다면

한 사람과도 깊이 있게 사귈 수 없다.


욕심은 만족을 모른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기에

너무 많은 샘플들만 가지게 되고,

너무 많은 것을 담아두려 하기에

많은 압축자료들만 보관하게 될 뿐.

압축된 파일들을 열어볼 엄두를 못 내고,

오히려 과부하가 걸려 한 가지도 열 수가 없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독서에 관한 그의 가르침을 듣는다.

“너무 많이 읽지 마라.”


마음이, 생각이 나뉘운다.

집중된 삶을 살고 싶다.

돋보기 렌즈로 빛을 모아 바지에 구멍을 내던 어린 시절,

그 시절에 배운 집중의 힘을 다시 배워서 응집된 삶을 살고 싶다.



#. 욕망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자기보존욕망(식욕), 종족번식욕망(성욕), 재물에 대한 탐욕,

이 세 가지 욕망으로 인하여 세계에 악이 존재하며,


이성도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금욕주의적 고행을 통해 욕망을 부정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불교의 Nirvana(너바나, 열반)는

촛불을 불어서 끄듯이,

욕망의 불꽃을 끄는 것이라고 한다.



#. 선택


선택은 배제를 동반하는 행위이다.

인간의 많은 면에서의 유한성(有限性)으로 인해

배제가 없는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죽은 가능성들’에 대한 욕심이 선택을 방해한다.

  *나는 죽은 가능성들에 대해 생각할 때,

    동그란 난자에 다다르지 못한, 올챙이 모양의 정자들을 생각한다.


결단력 부족은,

욕심에 기인함을 알고 있다.


배제를 쉽게 하지 못함은

선택을 쉽게 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앞에 있는 가능성들이 기다리고 있다.

선택을 유보한 채, 가능성들이 지나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보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다.


욕심과 욕망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과 만족으로,

인생이라는 그릇을 적당히 채우자.

어느 퇴근길, 석양빛의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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