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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롱 Jan 25. 2023

교대근무

내 인생의 ㅈ소체험기10

매년 직장에서는 만족도 조사를 한다.

수많은 ㅈ소기업들을 거쳐서 왔지만, 지금 직장도 만족도 100으로 따지면 70 정도. 어느 직장이든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지만, 유독 단점이 더 부각되는 것은 모든 직장들의 공통일 것이다.

지금 직장(2023년 현재)은, 예전 어떤 회사보다도 급여라던가, 워라벨이라던가, 업무난이도에 있어서 괜찮은 포지션에 있으며, 동급의 타 공공기관들과 비교해도 25% 이상의 상위 등급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의 애로사항이 있지만, 거두절미하고 현 직장의 가장 큰 불만족요소는 바로 [교대근무]이다.




교대근무

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장생활을 해왔는데, 그 긴 기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근무형태가 바로 교대근무였다.

9to6 근무를 필두로, 8to새벽2시, 10to7등 여러 가지 근무를 해보았고, 고정 초과근무를 포함한 근무 및 포괄임금제라는 명목하에 임금을 착취하던 노동까지 해보았으나, 교대근무 자체의 경험은 없었다.

처음 우리 회사에 채용공고가 나왔을 때, [교대근무 가능자]라는 조건만 붙을 뿐, 어떤 다른 정보도 존재하지 않았는데, 입사하고 보니, 참 이상한 형태의 교대근무가 우리 회사의 교대근무였다.




주간 2교대, 이상한 근무형태

나는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지방공기업에서 근무 중인데, 우리 회사는 울산의 대표 대기업인 H자동차와 근무형태가 비슷하다. 지방 공기업에서는 잘 찾아보기가 어려운 주간 2교대라는 특이한 근무형태를 띠고 있다.(일부 수영장 시설이 우리와 같지만, 다른 지역은 당직근무까지 있는 걸 보면, 당직근무 없는 우리 시설은 참 축복받은 시설이다.)


우리 시설의 경우 월요일은 고정휴무일. 즉 시설의 휴관일이고, 화~금요일 까지는 아침 6시부터 밤 22시까지 운영을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아침 7시부터 저녁 19시까지가 운영시간이다.


기존에는 2명이서 2교대 근무가 행해졌는데, 오전조 오후조로 나뉘어서 교대 근무가 진행되었다.

6to15, 13to22의 2교대 근무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영장 시설을 운영 중이기에 수영장 수온을 올리기 위해 6t15근무의 경우 최소 1시간은 더 일찍 나가서 일을 해야 했다.(물론 초과근무수당이 주어지지만 신체적 피로가 돈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급여는 괜찮았지만, 생각보다 워라밸이 부족했었다. (오전조의 경우 15시에 퇴근하나 다음날 새벽 일찍 출근해야 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고, 친구들과 술 한잔도 할 시간 없다는 것은 직장인에겐 꽤나 괴로운 요소였다.)


또한, 늦잠으로 인한 오픈 불가는 대규모 민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책임감 또한 엄청 필요로 했다.(여러개의 시설이 있는데, 3년간 단 한번의 오픈 실수도 없었던 걸 보면, 각 시설 별 담당자들의 책임감이 엄청났다는 뜻이다.)


최근 1년간은 직원의 워라밸 충족을 위해 13to22에 기간제 근로자를 투입함으로써, 6to15와 9to18이라는 제법 괜찮은 근무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점점 개선되어 가고 있는 환경적 요소였다.




단, 여기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주말근무였다. 기간제근로자가 투입되었지만, 그건 평일근무에 한에서 이고, 주말근무의 경우 9to18가 기본근무시간이 된다. 다만, 운영시간 내내 시설을 지켜야 하기에 실 근무시간은 강제로 6to19.5가 되어버려서 기나긴 하루를 회사에 녹여야 하는 고통이 발생하고, 이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현 직장을 탈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다.(게다가 반쯤 혼자 근무)


평일 오전조 근무자가 토요일 근무를 하게 되고 평일  9to18근무자가 일요일 근무를 하게 된다. 2주마다 퐁당퐁당 연휴가 생기는 것이다. 토월 일월 토월 일월.


다른 시설들처럼 주주야비, 주당비, 주주야야비휴 같은 3교대 4교대의 근무 패턴은 아니지만, 주간 2교대도 나름의 고충은 존재기에, 항상 회사에서도 "더 좋은 데 찾으면 바로 이직할 거예요"라고 항상 말하고 다닌다.(평생 해야할 이직은 우리 직장인에겐 큰 숙제다.)

'문제는 더 좋은 데가 안 나와서 그렇지.'




생명을 담보로 돈을 버는 교대근무

사람들은 교대근무자들에게 말하곤 한다. "힘들지만, 돈은 되니까 다니는 것 아니냐?"

맞다. 맞는 말이긴 한데,

바이오리듬이 무너지고 인간관계가 깨진다. 생체리듬의 파괴는 정신적 만성피로가 돼서 돌아오고, 늘 지치게 된다. 시간의 엇갈림으로 교류도 줄어든다.


나 같은 경우, 새벽근무가 아닌 에도 새벽 3시에 눈을 뜬 지 3년 차에 돌입했으며, 여행가서도 기상시간 새벽3시는 동일하다. 월요일 쉬는 날에도 오늘이 쉬는 날인지, 출근하는 날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주말만 되면 지루함과의 싸움이 이어지고, 그 시간 동안 자기 계발을 하던지 무언가를 해보려고 부지런히 3년째 시도해보고 있지만, 지루함을 이길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흔히 생명을 깎아 버는 돈을 교대근무자 월급이라고 하던데 최근 들어 공감 500%. 주간 2교대 같은 패턴형 교대근무도 힘든데 간호사와 같이 랜덤형 교대근무 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으로 보기에는 제법 괜찮은 직장. 내부 개선되어가는 요소도 정말 좋지만, 인간을 인간이 아니게 하는 교대근무 앞에서 점점 초췌해져 가며 오늘도 '내가 다니는 곳이 ㅈ소기업이구나. 에휴' 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이직을 꿈꾼다.


로또라도 당첨되지 않는 한평생 다녀야 할 팔잔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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