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피해 갈 수 없는 골목에 두 개의 치킨집이 있다. ‘60계 치킨’과 ‘처갓집’이다. 우연인지 아닌지 두 곳이 개점한 시점도 두어 달 간격으로 비슷하다.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왜 굳이 여기에, 그것도 서로 바로 옆에 터를 잡았을까?’였다.
그렇지 않아도 저곳은 치킨 백화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두 가게가 들어서기 한참 전부터 깐부, 굽네, 교촌, BHC, 푸라닭, KFC가 도보 5분 내외 거리 안에 들어서 있었다. 대체재라고 볼 수 있는 맥도널드와 맘스터치, 치킨보단 술 매출 비중이 더 큰 ‘역전할머니 맥주’와 ‘생활맥주’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은 더욱 커진다.
창업을 한다면 유사 가게가 없는 곳을 노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얼마 안 가 문을 닫진 않을까?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곳의 치킨집들은 잘 버티고 있다. 그 혹독했던 코로나도 문 닫는 곳 없이 이겨냈다.
2차로 치맥을 할 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곳에 모이는 게 불문율이 됐다. 어느새 이 좁은 곳이 일종의 상권으로 발전, 00동의 치맥을 책임지는 ‘메카’가 됐다. 한편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치킨집들은 고객들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결국 문을 닫았다. 블루오션 효과는 없었다. 이게 바로 집객 효과! 모여 있는 덕분에 운송비나 재료비가 절감되는 효과도 있을 것.
아 물론, 자기만의 차별화 요소가 있어야 집객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담백한 60계 치킨과 매콤함이 특장점인 처갓집은 서로 지향점이 다르다. 그러고 보니 메이지 플레이어 가운데 이 구역에 유일하게 없는 게 ‘페리카나 치킨’. 이미 양념치킨을 선점한 브랜드가 입주해 있기 때문일까?
집에 오는 길에 폭발한 야식 욕구를 이겨내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는 차원에서 짧게 썼다.
... 더 배고파졌다,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