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 취하다 Apr 16. 2024

부화뇌동 ; 독야청청하다 골로 간다

사자성어로 돌아본 직장 20년, 앞으로 20년

부화뇌동 (附和雷同)


우렛소리에 맞춰 함께한다
 ※ 줏대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임


 부화뇌동. 일꾼은 갈대와 같아야 한다. 우렛소리에 맞춰 함께하고 바람이 부는 데로 흔들려야 한다. 상사의 말에 무조건 찬동하고 고객 요구에 이리저리 휘둘려야 한다.


  신입 때는 선배 가르침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며 일을 한다. 하라는 데로 하기 바쁘다. 시간이 흐르며 경험이 쌓인다. 갈대와 같던 줄기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딱딱해진다. 열정 일꾼을 지나 숙련 일꾼으로 성장하며 상사의 의견이나 고객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판단할 능력을 갖는다. 단단해진 나무줄기에 자부심을 느낀다. 때때로 상사 의견에 반대하며 곧은 절개와 두툼한 나무껍질의 위용을 뽐매고 싶어진다. 그때는 몰랐다. 이것이 독이 될 수 있음을. 단단하면 부러짐을.


태강즉절 (太剛卽折)

 업력이 쌓이면 일이 더 쉬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는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더 많이 보이게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상사의 우유부단함이 보이고, 잘못된 의사결정이 신경 쓰인다. 예전에는 상사 의견을 존중하고 일단 진행하였으나 점점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 상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상사의 기분만을 맞추는 동료가 눈에 가지처럼 느껴진다. 동료와의 관계도 소원해지기도 한다.


 결국, 충돌한다.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한다. 고객의 클레임에 상사는 오냐오냐 수용할 수 없다며 적당히 모른 척하며 시간을 끌라고 한다. 얌체 일꾼은 상사 편을 들기 바쁘다.

 "고객이면 다 왕인 줄 알아요. 요구 들어주면 끝도 없습니다. 지연 전략! 탁월하십니다."


 숙련 일꾼은 빠른 고객응대를 해야 한다며 상사 지시에 반기를 든다.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숙련 일꾼이 열심히 일할수록 상사의 표정은 어두워져 간다. 결국 상사와 관계가 틀어진다. 고객도 떠났다. 상사는 고객에게 정보를 흘려 협상을 망쳤다는 허위 보고로 숙련 일꾼을 좌천시킨다. 무능력하다고 무시했던 얌체 일꾼이 승진을 한다. 숙련 일꾼은 후회한다. 상사 의견에 따르지 않았음을. 독야청청했음을.


[부화뇌동_직장인 해설]

  대세를 따르라
  분위기를 파악하라
  상사의 말은 진리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열정 일꾼, 숙련 일꾼을 롤 모델로 삼았다. 그의 업무 열정에 동기부여가 되었고, 그의 전문성을 동경하였으며, 때때로 불합리에 맞서며 일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에 감동받기도 하였다. 시간이 흘려 숙련이 되었다. 열정적으로 일하던 선배는 이직하였고, 주도적으로 일하던 숙련 일꾼은 한직으로 물러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팀장, 실장님 말에 순응하고 따르던 얌체 일꾼과 꼰대 일꾼은 요직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이 더 현명했음을 인정한다.


독야청청은 안녕
이제 부화뇌동을


  독립을 꿈꾼다면 독야청청을.

  일꾼으로서 오래 지속하고자 한다면 여진여퇴를.

  나란히 나아가고 나란히 물러서라.

  삐죽 앞으로 튀어나오는 순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전 09화 연저지인 ; 상대의 마음을 얻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