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가족 또는 친구의 관계에서는 누가 먼저인들 무엇이 중요하랴.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한 발 먼저 다가갈 수도,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럼 회사 정글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강태공은 '때'를 낚기 위해 72년의 세월을 기다린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린 것이다. 강태공의 능력과 인망은 세상이 알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벼슬을 얻을 수 있었지만 때가 무르익지 않았기에 곤궁한 은둔 생활을 기꺼이 한다. 오랜 기다림 끝 강태공은 천하를 얻는다. 주나라 문왕은 강태공을 맞이하며 선왕 태공이 바라던 성인이라고 일컬어 '태공망'이라고 불리게 된다.
72년의 세월을 인고한 기다림의 미학이 존경스럽다. 숙련 일꾼은 입사 후 승승장구하던 시절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렸다. 지금은 어두운 긴 터널에 갇혀 있는 듯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터널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위로의 말로 한 해, 두 해를 보냈다.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이젠 이 어둠이 힘들다.
열정 일꾼은 18개월의 긴 프로젝트가 끝나고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성공적인 프로젝트 종료를 기념하기 위한 저녁 자리에서 스타 일꾼이 물어본다.
'열정 책임. 찾아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왜 안 찾아왔어?'
'찾아뵙고 싶었지만, 5가지 이유로 기다렸습니다. 첫째,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둘째, 저를 알아봐 주실 분이라고 믿었습니다. 셋째, 남들보다 많이 인정받았기에 양보를 해야 할 때라 생각했습니다. 넷째,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섯째, 제가 필요한 때가 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사실 열정 일꾼은 여러 번 찾아가고 싶었다. 경계하고 견제하는 관리부서에는 따져 물어보고 싶었다. 때론 본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인생에게 가장 노력했지만 인정받지 못하거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때 필요한 건 일꾼의 노력을 호소하는 것일까? 때를 기다리는 것일까?
꼰대 일군은 지금도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때를 기다리라고 후배 일꾼에게 말하고 싶다. 필요한 시기가 오면 회사는 나를 찾는다.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나를 찾는다. 최연소 공채 팀장으로 발탁된 것도, 핵심인재로 선발된 것도, 주재원으로 발령된 것도 모두 꼰대 일꾼의 의지나 희망이 아니었다. 회사가 먼저 찾은 것이었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회사가 아직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면 나를 찾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호소하여도 회사는 외면하겠지. 오히려 나의 가치와 협상력이 떨어진다. 독립을 한다면 '때'를 기다리기보다 '때'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회사에서 일꾼으로 살아남고자 한다면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중요하다.
때를 기다리고 있는가? 때를 찾고 있는가? 장수 일꾼을 희망한다면, 스타 일꾼을 꿈꾼다면 때를 기다려라. 빈 바늘의 낚싯대를 벗 삼아 때를 기다려라.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걸으며, 사색하며 때를 기다려라. 그리고 언제가 맞이할 회사 이후의 삶을 위해 이 시간 퇴사 후의 스스로의 '때'를 준비하라.
72년의 세월을 기다린 적이 있는가? 제갈량처럼 삼고초려를 한 적이 있는가? 기다림의 시간이 길수록 '때'를 만나게 되면 응축된 에너지는 폭발한다. 나는 오늘도 기다린다. 나에게 다가올 무르익을 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