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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했더니... 지나갔다.

by 실비아 Feb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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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초 겨울 학기가 시작되면서 바빠지기 시작했고, 지난 6주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새해부터 시작해서 오늘 중요한 미팅을 끝으로 1년 중 가장 바쁜 피크시즌을 보내고 큰 산을 무사히 넘은 기분이다. 두 개 학과의 학과장 리크루트 과정을 잡음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작년에 처음으로 학과장 리크루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그때의 경험은 나에게 자산으로 남겨져, 올해는 두 개를 동시에 진행하며 나의 역량을 키웠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얻은 중요한 자산은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A는 7명의 현재 학과장들 중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재임용을 위한 리뷰 과정을 진행하며 A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며 A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A는 항상 버켄스탁 슬리퍼에 후디를 입고 학교에 출근한다. 학과장들 미팅에 항상 2-3분 늦게 나타나 깐죽거리며 뼈 때리는 말을 자주 해온 A는 내 호감을 전혀 얻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가 이끌고 있는 학과를 위해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며, 지혜롭고 단호한 리더십으로 교수들, 직원들, 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원하는 것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묻고, 윗선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빠른 판단으로 학과를 이끌어가는 A의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A가 학과장으로서 지난 몇 년 동안 쌓아온 업적 덕분에, 재임용 과정은 너무나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그 덕분에 나의 행정 업무도 매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A의 재임용 과정이 모두 마무리된 후, 나는 A에게 "Thanks for being you!"라는 이메일로 그에게 감사를 전했다.    



A의 교복은 버켄스탁 슬리퍼와 대학교 후디이고, 한 손엔 요 커피잔을 항상 들고 다닌다. A의 교복은 버켄스탁 슬리퍼와 대학교 후디이고, 한 손엔 요 커피잔을 항상 들고 다닌다. 



A의 재임용을 위해 구성된 9명의 리뷰위원회는 내가 지금까지 함께 일해본 그룹 중 최고의 사람들이었다. 학과의 내외부멤버로 구성된 사람들은 각자 바쁜 시간을 내어 참석했고, 자신의 역할을 너무 성실하게 수행해 주었다. 이메일은 서로 간에 주고받아야 하지만, 내가 이메일을 보내면 리뷰위원회중 누구 한 명도 지난 3개월 동안 답장 하나가 없었다. 보통 답변이 없는 것은 내 이메일을 무시하거나, 아니면 이메일을 백 프로 이해하고 본인들의 일을 알아서 잘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9명 모두 후자에 속했다. 그중 리뷰위원회 멤버 J는 voluntold 되어 등 떠밀려 위원회 멤버가 되었고, 바쁜 시간을 쪼개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되었다. 하지만 J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J는 아들 영진이가 듣는 실험 수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얻는 또 하나의 유익함은 senior leadership들이 어떻게 인터뷰를 진행하는지 보는 것이었다. 공통점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질문자에게 감사의 말을 먼저 전하는 것이다. 밝은 얼굴과 좋은 에너지, 긍정적인 태도는 언제나 플러스가 된다. 예기치 않은 질문은 매우 드물고, 모두 그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qualifications, 지원 동기, 경험에서 나온 사례들, 어려운 상황 대처 방법들...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충실히 준비하는 것이 어느 인터뷰와 동일하게 중요했다. 그리고 너무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며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 내 상사 M과 커피를 마시러 가며, 학과장 리크루트 과정을 리드한 Dean과 나는 너무 잘 맞는 듀오라는 칭찬을 받았다. Dean은 지혜롭고 사람들을 존중하는 태도로 모든 미팅을 잘 이끌었고, 나는 세세한 행정 부분을 맡아 전체 리크루트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아이고, 힘들었던 지난 6주간의 프로젝트들이 잘 마무리되어 기쁘고, 또 새로 임기가 시작되는 학과장들이 Dean과 함께 우리 Faculty를 잘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했는데, 결국 모든 일이 무사히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경험과 사람들을 귀한 자산으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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