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과 숲의 이야기

자연 회복 재생 테마

by 정하


늦가을,
홀로 선 나무의 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투명한 햇살 아래
나는 조용히 시를 낚는다.

고요가 내려와
살포시 날개를 펴는 이 시간,
햇살의 숨결만이
정적을 흔든다.

낚아 올린 시들을
종이의 연못에 놓으면
작은 물결이 퍼져
내 마음 깊은 곳까지 동심원을 그린다.

더 깊은 감수성의 지느러미를 지닌
단 한 줄의 시를 위해
오늘도 나는
수풀 우거진 우물가에 서서
오래도록
천천히 두레박질한다.

조용한 물소리 속에서
나는 연못을 헤엄치는 시들과 함께
천천히, 숲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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