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지층을 뚫고ᆢ

상실. 그리움의 감성 테마시

by 정하


간밤 꿈속에서

‘외로운 양치기’ 선율을 들었다.


대학 4학년

교생실습 때

동기 25명을 대표해서 시 공개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때 사용한 배경음악이 조르쥬 잠피르의 ‘외로운 양치기’였다


당시 나는 부재의 상실감을 겪고 있었다.

영혼의 심연에는

깊은 우물이 만들어져

흘러보낼 수 없는 눈물이

팬풀룻의 맑은 소리로

찰랑거리고 있었다.


그 깊은 우물은

30년 가까운 세월로

퇴적과 풍화 작용을 일으켜

가뭇없이 사라졌지만


아주 가끔,

정말로 아주 가끔—


그 외로운 선율이

세월의 두터운 지층을 뚫고

내 영혼 가장 깊은 곳에서

다시 흘러나온다.


기억 저편에서 밀려온 파문 하나.

그 작은 떨림이

오래 잠든 그리움을

조용히 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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